크로아티아에서 22일(현지시간)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야당 후보가 현직 대통령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지 뉴스 통신사 Hina가 보도했다. 다만 야당 후보의 득표율이 과반에 미치지 못해 내년 1월 결선 투표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오후 8시 10분 현재 개표율이 38.80% 진행된 가운데 발표한 제7대 대선 개표 결과에 따르면 최대 야당인 사회민주당의 조란 밀라노비치 전 총리가 31.39%로 선두를 달렸다. 집권당인 중도 우파 크로아티아민주동맹(HDZ)이 지지하는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 현 대통령은 27.83%로 2위에 올랐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HDZ 소속으로 출마했으나 현재는 당적이 없다. 이어 민족주의적인 노래로 1990년대 인기를 얻었던 가수 출신의 무소속 후보 미로슬라브 스코로는 22.33%로 3위를 기록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이에 따라 밀라노비치 전 총리와 크로아티아의 첫 여성 대통령인 그라바르-키타로비치가 다음 달 5일 결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5년 임기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며 국방과 외교를 담당하지만 법률 거부권이 없으며 총리가 대부분 실권을 거머쥐고 있다. 현재 총리는 HDZ를 이끄는 안드레이 플렌코비치가 맡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돌아가면서 6개월씩 맡는 EU 순회 의장국을 내년 상반기에 맡게 돼 이번에 당선되는 후보가 내년 1월 말로 예상되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를 조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