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성장 동력인 수출이 기저효과조차 나오지 않은 채 1년이 넘도록 내려앉고 있다. 정부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라 수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반등 폭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30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 줄었다. 실제,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20억달러에서 올해 19억달러로 5.1% 감소했다.
수출은 딱 1년 전인 지난해 12월(-1.3%)부터 역성장하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내리 12개월 연속 전년동월 대비 감소했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교역 축소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수출을 끌어내렸다. 이달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해 플러스 전환 기대가 컸지만 내려앉는 수출에 힘을 쓰지 못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저효과조차 작동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 수출 상황이 안 좋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이달에도 수출 부진은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이 주도했다. 반도체가 16.7% 줄어든 것을 비롯해 석유제품(-0.4%), 선박(-51.2%), 가전제품(-1.0%)이 줄줄이 감소세를 보였다. 승용차(2.7%)와 무선통신기기(3.0%)가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그 폭은 미미했다. 다만 그간 부진을 이어오던 대(對)중국 수출은 5.3% 늘었다. 일본도 6.2% 증가했다. 미국(-3.4%)과 유럽연합(-7.1%) 등은 감소했다.
주력 품목 수출 부진이 계속되면서 내년에도 수출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스스로도 올해 수출이 10.6% 줄어들고 내년에도 3% 소폭 반등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 중심으로는 2% 안팎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 수출 증가를 예상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