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화장실 논란에 고성·삿대질까지...여야 필리버스터 대치

김종민 의원 화장실 사용 허락하자

한국당, 문희상 의장에 거센 항의

주호영은 성인용 기저귀까지

전희경 “文 의장, 이러려고 30년 정치했나”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4시간여 동안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한 뒤 단상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4시간여 동안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한 뒤 단상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법 개정안 상정에 따른 필리버스터가 이틀째 진행되고 있는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고성은 물론 삿대질에다 의원들의 ‘생리적 현상’을 이유로 토론이 잠시 중단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는 25일 자정까지 이어질 필리버스터를 대비해 문희상 국회의장과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4시간씩 번갈아가며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각 당도 조를 편성해 본회의장 사수에 나선 상황이다. 이날 본회의장에서는 때아닌 화장실 문제로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 연출됐다. ‘찬성 토론’을 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발언 도중 문 의장에게 “지난번에는 잠깐 화장실을 허락해줬다고 들었다”며 화장실 사용을 요청했다. 문 의장은 의사국장과 의논한 후 김 의원에게 3분의 시간을 허용했다. 문 의장의 결정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즉각 항의에 나섰고 문 의장은 한국당을 향해 “의장을 모독하면 스스로 국회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뒤이어 필리버스터에 나선 권성동 한국당 의원도 생리 현상을 피하지는 못했다. 권 의원은 발언 도중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되겠느냐”고 요청했고 주 부의장은 “(다음 차례인 민주당) 최인호 의원에게 예측 가능한 시간을 드려야 하는데 화장실을 보내드리는 것은…”이라며 난감해했다. 한국당에서 김 의원 사례를 들자 주 부의장은 “빨리 다녀오시라”며 짧은 시간을 허락했다. 필리버스터 첫 타자로 나섰던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길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저귀까지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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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휴대폰이나 본회의장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포털사이트 기사를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으나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권 의원이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엿장수 맘대로 하겠다는 것 아니냐. 정의당에 질질 끌려가는 민주당은 뭐냐”고 비판하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권 의원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필리버스터를 해도 말씀을 가려서 하시라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임이자·최연혜 의원은 권 의원이 비판 발언을 꺼낼 때마다 “아주 나쁜 놈들이야” “사기 정권” “걸레야 걸레”라며 큰 소리로 추임새를 넣었다.

이날 밤 필리버스터에 나선 전희경 의원은 문 의장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전 의원은 “저 뒤에 계신 의장님을 향해 ‘존경하는’이라는 상투적 수식어도 붙일 수 없다. 이러자고 30년 세월 동안 정치를 하셨느냐”며 “문 의장만큼 정치를 오래 해서 문 의장처럼 된다면 너무 두려워서 정치를 오래 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말하는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한동안 고성이 오갔고, 문 의장이 직접 나서 여당 의원들을 진정시키는 모습도 연출됐다.


하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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