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에선 ‘1만 대 클럽’ 가입 여부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메이저 브랜드를 가르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시장 규모에서 연 1만 대를 팔기가 쉽지 만은 않다. 올 들어 11월까지 이미 1만 대 판매를 넘어선 브랜드는 독보적인 1위 메르세데스-벤츠(6만9,712대)와 그 뒤를 잇는 BMW(3만9,061대), 렉서스(1만1,401대) 3곳에 불과하다. 이어 스웨덴 프리미엄 브랜드 볼보와 ‘A6’로 돌아온 아우디가 1만대 클럽이 확실 시 되며, 재규어랜드로버도 1만대 턱밑까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볼보는 지난 11월까지 9,805대를 판매했다. 지난달까지 월 평균 판매대수가 800대 수준이어서 올해 1만 대 이상을 판매할 것이 확실 시 된다. 지난해 동기(7,925대) 보다 23.7% 증가한 수치다. 볼보의 1만 대 클럽 가입은 사상 처음이다. 볼보의 성장에는 브랜드 이미지의 제고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 이전엔 볼보 브랜드가 다소 ‘올드’하지만 튼튼한 차라는 이미지였지만 이제는 다르다. 젊은 층에 어필하는 북유럽 감성에 디자인 변화까지 이뤄지면서 많지 않은 수입 물량에도 불구하고 1만 대 클럽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올해 볼보 차량을 구매한 고객 연령대 중 3040세대의 비중은 절반이 넘는 51.3%에 달했다. 특히 71.4%는 법인이 아닌 개인으로 조사돼 브랜드의 ‘진성’ 고객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새로운 럭셔리 가치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성공적으로 공략 중”이라며 “내년엔 신규 고객을 더 흡수해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볼보의 1만 대 판매를 이끈 주력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이다. XC60은 올해 국내 볼보 판매량 중 30%에 육박하는 29%를 차지했다. 볼보는 SUV뿐 아니라 ‘S60’, ‘V60 크로스컨트리’ 등 라인업을 풍부하게 하며 판매량을 늘렸다. 신형 S60과 V60 크로스컨트리는 올해 4,546대가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볼보 판매량의 절반에 육박(46.4%)하는 것으로, 라인업 전체가 고른 인기를 얻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는 평가다.
더욱이 볼보의 성장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것이어서 더 놀랍다. 볼보 관계자는 “고객 대기 수요가 긴 만큼 물량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XC60은 인도까지 1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