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중소벤처기업부) 덕분에 신촌이 전국적으로 홍보가 됐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홍성호 서울 신촌상인연합회 회장은 24일 본지와 통화에서 신촌 연세로에서 21일부터 29일까지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를 열고 있는 중기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실 신촌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메인 상권이다. 매년 크리스마스 거리축제가 열리고 올해는 맥주 축제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대로 둬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오히려 정부가 나서 ‘뻔한 행사’를 하고 소란스럽게 만드는 상황이 상인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홍 회장이 중기부에 감사의 뜻을 전한 이유는 ‘중기부이기에 가능한 행사 기획력·홍보력’을 실감해서 아닐까 싶다. 개방된 공간인 거리에서 정부 부처가 진행해 온 역대 행사 가운데 이런 경우가 있었나 싶을 만큼 행사가 소위 떴고, 뻔하지 않다.
24일 ‘몰래 산타 출정식’에는 5개 부처 장관과 경찰청장이 산타복을 입고 ‘아기상어’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매년 연말 관심이 쏠리는 몰래 산타 행사에 ‘예상 못한’ 장관까지 등장한 탓에 관람객의 호응도 높았고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깜짝 방문은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제품을 사면서 연말 온정을 나누자는 행사 취지가 행사 규모를 저절로 키웠다. 21일에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행사장을 찾았다. 한 대기업은 차까지 경품으로 내놓을 정도로 여러 기업이 자발적으로 행사를 돕고 있다. 행사장 부스는 화장품부터 김까지 다양한 제품이 가판에 오른다. ‘장터’ 컨셉이다보니 10~20대 뿐만아니라 중장년층도 행사장에 붐볐다. 중기부는 행사 기간 저녁마다 아이돌부터 중장년이 좋아하는 가수까지 다양한 공연을 기획했다. 이 행사에는 중기부의 배려도 숨어있다. 중기부는 행사의 단골손님인 푸드트럭을 부르지 않았다. 이들이 기존 상인의 고객을 뺏는다면, 상생하겠다는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영선 장관의 열성적인 홍보도 흥행에 한 몫했다. 행사가 열리기 한 달 전부터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안내 정보를 올리고 행사가 열린 뒤에는 ‘출근도장’을 찍는다. 현재 한 포털사이트가 집계하는 축제·행사 검색어 전일 순위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5위다. 홍 회장은 “(사실) 10년 전부터 신촌 상권이 침체되다가 ‘차 없는 거리’ 시행 이후 회복되고 있다”며 “여러 언론 매체가 신촌에 와서 취재하는 모습만 봐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통시장, 침체된 상권을 살리는 게 주된 역할인 중기부가 이번 행사를 치르면서 또 한 번 자신감을 얻었다. 지역 축제가 성공해 안착하면, 해당 지역 상권은 살아나기 마련이다. 중기부는 올해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국인 스웨덴서 비즈니스 행사, 태국서 브랜드 K 출범식을 주관했고, 부산서 한-아세안 정상회의 내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처음 기획 단계 보다 행사 규모가 너무 커졌다”며 “여기저기서 호응을 해주니 다른 행사도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내년부터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