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한화큐셀이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법인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경영진단에 착수했다. 내년 1월 한화케미칼(009830)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의 출범을 앞두고 다운턴에 들어선 태양광 사업을 재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재계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사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이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으로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만큼 이에 앞서 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최근 독일법인에서 대규모 경영진단을 벌인 뒤 국내에서도 같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추후 일본 등 다른 해외 법인에도 고강도 경영진단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화큐셀의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I)’ 과정”이라며 “회사 내에서 이뤄지는 각종 프로세스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큐셀 독일법인은 발주·영업·수주 등 경영 활동 전방위에서 경영진단을 받았다. 대대적인 경영진단의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태양광 시장의 변화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7년까지 태양광 사업이 호황을 맞으며 양적 성장을 이뤄낸 한화큐셀은 사업이 다운턴을 시작하자 시스템에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는지 원점에서 재점검하는 것이다. 태양광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황기에는 대형 고객사 위주의 영업을 하다가 최근 회사들이 중소 고객사를 늘리는 추세라 매출 구조가 많이 바뀌었다”며 “시장이 바뀌는 것에 따라 프로세스 변화도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태양광 폐패널에 대한 재사용·재활용이 의무화된 것도 한화큐셀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정부는 태양광 패널 생산 기업이 일정 비율의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태양광 폐패널 10만톤에 대한 재활용 비용이 수익의 5.8배에 달한다는 점이다. 오는 2045년까지 누적되는 폐패널 155만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약 5조원이 든다는 추산도 있다.
태양광 사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가운데 김 부사장은 통합법인인 한화솔루션의 기업가치 성장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됐다. 특히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 김 부사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많다. 전무, 부사장급이 계열사 대표를 맡는 한화에서 김 부사장은 승진과 함께 그룹의 핵심인 에너지·화학·태양광 등 주력 사업의 경영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글로벌 영업·마케팅이라는 특정 부문만 담당했던 김 부사장이 회사 전체 경영 실적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며 “한화큐셀이 합병법인 출범에 앞서 고강도 경영진단을 통해 체질개선 작업에 들어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