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5대 건설사의 주택 분양 실적이 연초 세운 목표치의 50~8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 강화 등 규제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정비 사업에서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는 내년 분양 물량을 올해보다 늘려 잡았는데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인해 목표 달성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대우건설·삼성물산·GS건설·대림산업 등 5대 건설사의 올해 분양 물량은 목표치의 69.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사 별로 살펴보면 삼성물산과 GS건설은 각각 목표 실적의 40.1%, 57.6%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대우건설(80.3%)과 대림산업(79.3%), 현대건설(78.5%)도 목표치의 70~80% 수준에 그쳤다.
건설사의 주택분양 실적이 목표치보다 저조한 이유는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분양 일정이 대거 차질을 빚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HUG 분양가 심사 강화는 물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강력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삼성물산의 경우, 올해 분양을 목표로 했던 서울 서초구 신반포 3차 재건축이 분양가 규제로 인해 계속해서 지연됐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카드까지 꺼내들자 조합은 일반 분양물량을 임대사업자에게 ‘통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정부와 서울시가 이를 불허하자 분양 일정이 지속해서 밀리게 됐다. 대우건설과 GS건설 역시 과천지식정보타운 지구에 각각 ‘푸르지오 벨라르테’, ‘제이드자이’를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분양가 통제로 인해 당초 일정보다 6개월 이상 분양이 지연된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분양 실적이 목표치보다 저조하게 나타났다”며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인해 정비사업 등에서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대 건설사는 내년 주택 분양과 관련 대부분 올해보다 많은 물량을 목표로 세웠다. 대우건설은 올해보다 1만 4,000가구 이상 늘어난 3만 4,400가구를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현대건설(2만1,089가구), GS건설(2만4,000가구) 등도 2만 가구 넘는 물량을 목표로 제시했다. 건설업계는 올해 지연된 분양 물량이 내년으로 일부 넘어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목표 달성이 만만치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이유로 강력한 대책을 지속해서 내놓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2월 16일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주택시장 불안 계속되면 내년 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분양 일정이 연기돼 내년으로 미뤄진 물량을 고려해 목표치를 늘려 잡았는데 규제정책 여파 등으로 인해 내년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