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과 산책을 나갔다 길을 잃은 반려견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남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전문가들은 동물 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구속 기소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는 동물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된 20대 남성 정 모 씨를 지난달 말 구속기소 했다고 28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 10월 9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주인과 산책을 나왔다 길을 잃은 반려견 ‘토순이’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토순이는 머리가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인근 주택가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정씨의 첫 재판은 다음 달 8일 열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구속기소 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동물보호법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토순이의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보호법을 강화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지난달 17일까지 11만7,000여명이 동의한 바 있다.
한편 올해 7월에도 마포구 경의선책거리에서 고양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입건된 또 다른 정모(39)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지난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된 바 있다. 재판부는 “사건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피고인에게서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