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책임지는 정책 사령탑들이 새해를 맞아 2020년을 경기 반등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제 둔화와 국내의 구조 변화가 이중의 어려움으로 다가온 2019년 한 해 동안 정부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진력해왔다”며 “새해에는 경제회복과 도약의 모멘텀 기회를 반드시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 산업, 노동, 재정·공공, 인구 대응, 사회적 인프라 등 5대 부문의 구조혁신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홍 경제부총리는 저소득층의 소득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청년·여성·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은 물론 우리 경제의 허리이면서도 고용 측면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40대에 대한 ‘맞춤형 고용 대책’도 별도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상생·공정·포용 등 3대 가치가 우리 사회와 정부의 각종 정책에 깊숙이 체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자 한다”며 “신산업 등 혁신 분야에서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해 함께 큰 걸음을 내딛자는 ‘한 걸음 모델’을 통해 이를 실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연비어약(鳶飛 魚躍)’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우리 경제에 산적한 갈등 현안들이 조화와 이치에 따라 풀리고 솔개와 물고기처럼 경기 반등과 경제 도약을 이루기를 고대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새해에 무엇보다 주력해야 할 과제로 신(新)산업 육성을 지목했다. 이 총재는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양적 투입의 확대와 같은 기존 방식으로는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어렵다”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여 민간 투자를 늘리고 신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2020년에도 한국경제는 녹록지 않은 여건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미중 무역갈등의 불확실성 등) 글로벌 저성장의 원인으로 작용해온 구조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대내적으로는 성장동력이 약화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잠재 성장률 수준을 밑돌고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압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정책 완화 정도는 국내외 거시경제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나윤석기자 백주연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