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 1960년 8월1일 대한민국 최초의 경제 정론지로 태어나 올곧게 직필(直筆) 정신을 지켜온 서울경제도 어느덧 60주년을 맞았다. 세계 최빈국에서 13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환희에 같이 웃었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는 함께 울었다. 서울경제가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정도(正道)의 발자취에는 한국 경제의 위대한 역사가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올해 한국 경제는 맥없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느냐, 아니면 저력을 발휘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느냐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 서울경제가 진실의 언어로 실정(失政)에 대해서는 따가운 죽비를 내리치고 선정(善政)에는 뜨거운 박수를 보낼 것임을 다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선 서울경제는 신성장과 과학기술 분야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을 약속한다. 과학기술이 곧 경제발전이다. 한국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케이스타(KSTAR)가 섭씨 1억도의 초고온 달성에 성공해 핵융합 발전에 성큼 다가선 것은 우리 기술의 저력을 보여준다. 한국 경제를 견인했던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신(新)수종을 육성하는 것은 물론 서둘러 초격차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정책 곡학아세(曲學阿世)’에는 바늘보다 따가운 붓을 들이댈 것이다. 다음 세대가 아니라 다음 선거를 겨냥해 무차별 현금복지를 쏟아내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할 것이고, 성장의 싹을 스스로 갉아먹는 반기업 정책에도 레드카드를 들어 보일 것이다.
구조개혁의 목청을 높일 것도 다짐한다. 철옹성 노조세력에 무릎을 꿇은 채 노동개혁을 하지 않고, 규제 사슬도 끊지 않은 채 성장률 제고를 운운하는 것은 그물로 바람을 잡겠다고 덤비는 것과 같다.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학자 토머스 모어는 저서 ‘유토피아’에서 “탐욕과 당파라는 두 악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뿌리내리는 곳에서는 사회의 모든 정의가 허물어진다”고 경고했다. 서울경제는 기로에 선 한국이 다시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국민통합도 달성할 수 있도록 펜촉을 더욱 벼리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임을 약속드린다. /서정명 경제부장 vicsj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