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 오는 15일 서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2년 가까이 끌어온 미중 무역전쟁이 변곡점을 맞았다. 1차적으로는 두 나라 간 무역갈등이 한고비를 넘기게 됐지만 중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 지급 같은 첨예한 사안이 남아 있어 본게임은 지금부터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월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서명행사는 백악관에서 열린다. 중국의 고위급 대표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나중에 나는 2단계 회담이 시작되는 베이징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여 향후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과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4일 워싱턴DC를 방문해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문은 총 86쪽으로 현재 법률검토 및 번역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 합의에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제 금지, 농업·서비스시장 개방 확대, 환율조작 금지, 교역 확대, 분쟁 해소 절차 등의 내용이 담긴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미 농산물 구매를 늘리기로 합의했고 지재권 보호와 기술이전, 통화 관행에 대한 새로운 약속을 했다”며 “이 조치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에 고조되는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낮췄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양국이 초반 협상에서 산업 보조금 문제를 논의했지만 중국의 거부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보조금은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중국 지도자들에게는 경제관리의 주요 도구”라고 지적했다. 양국이 2단계 협상에서 보조금 문제를 다루기로 했지만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