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차 무역협상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한풀 꺾이자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지역의 채권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30%를 넘어서던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비중도 최근 10%대로 접어들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선진국 채권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종가(1.880%)보다 약 3.9bp(1bp=0.01%포인트) 오른 1.919%로 장을 끝냈다. 전월 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78%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최근 한 달 새 금리가 13.9bp 상승한 것이다.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의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값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유로존 채권금리도 상승세다. 대표적으로 독일 국채 10년물의 경우 지난해 12월30일 -0.19%를 기록해 한 달 전보다 금리가 18bp 올랐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비중도 줄어드는 양상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시장의 마이너스 채권비중은 지난해 8월 말 30.2%에서 지난해 말 19.8%로 감소했다. 채권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미중 1차 무역협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미중 간 무역갈등이 다소 완화되자 주식을 비롯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반면 채권을 비롯한 안전자산의 몸값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도 채권 값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채권금리 상승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해외 채권시장은 선진국 약세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유동성 확대 속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로 위험자산 선호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 위험자산 선호 지속으로 선진국 채권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달 미국 10년물은 1.80~2.05%, 독일 10년물은 -0.4~0%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