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000270)의 지난해 전기차 수출이 2.3배나 뛰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 2018년보다 2.8% 감소했지만 친환경차 부문에서는 선전한 셈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가 6만3,414대 팔려 2018년(2만7,798대)보다 128% 늘었다고 3일 밝혔다. 현대차(005380)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은 2015년 9,699대, 2016년 9,255대, 2017년 1만4,799대로 2016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전기차 수출을 견인한 차종은 역시 코나 일레트릭(EV)이다. 코나 EV는 지난해 3만330대를 수출해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체 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수출 차종은 코나·아이오닉이 있다. 기아차에는 쏘울과 니로가 있다. 아이오닉·쏘울·니로도 해외 시장에서 각각 약 1만대가량 팔렸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로 트렌드가 바뀌는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높은 판매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나 EV는 국내 전기차 중에서도 인기가 가장 높다. 현대차에 따르면 코나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1만3,587대가 팔렸다.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는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토&슈포트는 지난해 수소차 넥쏘와 코나 EV를 예로 들며 한국의 수소차·전기차 기술력이 독일차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했다. 또 독일 전문지 ‘아우토차이퉁’은 지난해 쏘울EV가 소형 전기차 평가에서 BMW·닛산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량(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수소전기차량(FCEV) 등 친환경차 전반의 수출도 늘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22만6,581대를 기록했다. 2018년 19만5,684대보다 15.8%가량 늘어난 수치다. 2016년(7만6,532대)과 비교하면 3배가량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친환경차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 신차를 대거 출시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1·4분기 쏘울 EV를 세계 시장에 선보였고 현대차는 코나 HEV를 2·4분기에 새롭게 수출 차종으로 투입했다.
내년에도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은 “올해 전 세계 친환경차 수요가 30%가량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며 “유럽은 올해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고 중국은 오는 2021년부터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을 폐지해 올해 판매량이 몰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부문에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에 1억달러가량(약 1,16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독일 3사와 미국 포드가 공동 설립한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업체 아이오니티에도 전략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201년 제네시스 브랜드 전용 전기차를 출시하는 등 대대적인 전동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수출이 큰 폭으로 확대되리라고 본다”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급에서도 친환경차가 최초로 출시되는 등 차종 확대도 이뤄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