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음향기기 박스 숨어...공항 검색망 뚫은 곤

너무 커 엑스레이 검사 안 받아

터키 당국, 탈출 도운 5명 구속

희대의 탈주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얼라이언스 회장이 음향장비수송용 하드케이스에 숨어 일본을 떠났으며 이 수하물은 공항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HK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곤 전 회장은 음향장비를 수송할 때 주로 쓰이는 검은색 하드케이스에 숨어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으며 케이스가 상당히 커 엑스레이 기계에 넣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하물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터키 전세기 업체 MNG제트는 곤 전 회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에서 금속 테두리가 둘러진 음향장비 하드케이스 1개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또 터키 당국은 곤 전 회장을 태운 MNG제트에 대한 수사를 위해 해당 업체 직원과 전용기 조종사, 승무원, 공항 직원 등 9명을 불러 수사했으며 이 가운데 5명을 곤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구속했다.


WSJ가 보도한 수사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8일 분쟁지역에서 활동하는 민간보안 업계에서 잘 알려진 남성 2명이 두바이공항에서 MNG제트로부터 빌린 전세기를 타고 일본으로 출발해 29일 오전 오사카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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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전 회장은 29일 낮 도쿄 자택에서 혼자 외출하는 모습이 감시카메라에 포착됐고 음향장비 하드케이스에 숨어 전세기 화물에 실린 것으로 추정된다. 간사이공항을 이륙한 이 항공기는 1일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공항에 도착했고 곤 전 회장은 다른 전세기를 이용해 베이루트로 떠났다. 이 과정에서 MNG제트 항공기 2대가 불법 이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곤 전 회장은 자신을 감시하던 경비 업체에 대한 형사고소 방침 발표로 감시가 일시 중단된 틈을 타 도쿄 자택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곤 전 회장 변호인은 지난해 12월25일 곤 전 회장이 도쿄도 내 경비업체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면서 해당 업체를 경범죄법 및 탐정업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경비업체는 곤 전 회장이 닛산 직원들과 접촉해 혐의 관련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닛산이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 측은 곤 전 회장 측이 형사고소를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해 12월29일 감시를 일시 중지했고 곤 전 회장은 당일 오후 자택을 빠져나왔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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