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알샤바브 대원들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동쪽으로 467Km 떨어진 도서 휴양지 라무에 있는 군기지를 공격해 전투가 벌어졌다고 이 지역 행정관인 이룽구 마차리아가 전했다. 마차리아 행정관은 사상자 숫자를 밝히지 않은 채 “(반군들이) 공격을 가해 왔지만, 지금은 퇴각했다”고 밝혔다. 케냐군은 반격하는 과정에서 반군 4명을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캠프 심바’로 알려진 피습 기지는 미군과 케냐 정부군의 공동 기지로 알려졌다. AP는 미국 국방부를 인용해 이 기지에 미군 인력이 100명 미만 근무하고 있다며 이번 공격으로 미군이나 케냐군의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알샤바브는 성명을 내고 “철통같은 보안을 뚫고 성공적으로 군기지를 공격했으며 일부 구역을 점령했다”며 “이번 공격으로 항공기 7대와 군차량 3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알샤바브는 이번 공격에 대해 “알-쿠드스(예루살렘)는 결코 유대인의 장소가 될 수 없다”는 신념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 표현은 지난해 1월 케냐 도심의 호텔·상업지구에서 테러를 감행해 21명의 사망자를 낸 뒤 처음 사용한 문구다.
알샤바브의 이번 공격은 지난 3일 이란 정예부대인 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뒤 불과 이틀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 이후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은 미국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AP는 “알샤바브는 이슬람 수니파 단체”라며 “알샤바브는 시아파 이란이나 이란 대리세력과 연관성이 없다”고 전했다.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의 폭사와 케냐 미군기지의 피습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알샤바브가 이슬람권의 반미 분위기에 편승해 미군 기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소말리아에 본거지를 둔 알샤바브는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이다. 알샤바브는 2011년 케냐 정부가 소말리아에 군대를 파견한 데 대한 보복으로 케냐에서 군경과 민간인, 외국인들을 겨냥한 테러를 벌여 왔다.
앞서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지난달 28일 아침 출근 시간에 붐비는 번화가를 겨냥한 이들 반군의 차량폭탄 테러로 81명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