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에서 진행된 대선 결선 투표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조란 밀라노비치 전 총리가 당선됐다.
5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를 99.07% 진행한 결과, 밀라노비치 전 총리는 52.69%의 득표율로 승리를 확정했다.
반면 상대 후보였던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 현 대통령은 47.31%에 그쳤다.
이에 따라 밀라노비치 전 총리는 다음 달 제7대 대통령에 올라 5년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법률 거부권이 없고 대부분의 실권을 총리가 장악하고 있지만, 국가를 대표하고 국방과 외교를 담당하고 있다.
밀라노비치 전 총리는 당선 확정 후 페이스북에 “지난 6개월 동안 나를 응원해준 모든 지지자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하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적었다.
외교관 출신인 밀라노비치 전 총리는 1990년대 외무부에 들어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정계에는 1999년 사회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입문했다.
2007년에는 암으로 사망한 이비차 라칸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사회민주당 대표로 선출됐으며, 2011년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이 승리하면서 그해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다.
AP통신은 밀라노비치 전 총리의 당선은 최근 몇 년간 보수주의 후보들이 선거에서 이겨온 중유럽에서 흔치 않은 승리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폴란드 총선 하원 선거에서는 우파 민족주의 성향의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PiS)이 대승을 거두며 재집권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편 그라바르-키타로비치 대통령은 크로아티아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었지만, 최근 연이은 ‘실수’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 패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달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밀란 반디치 자그레브 시장의 생일 파티에 참석해 노래를 부르며 “감옥에 가더라도 케이크를 가져다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반디치 시장 지지자의 표를 의식한 발언이었지만, 정치권에 만연한 뇌물 수수에 진저리를 치는 민심을 읽지 못해 도리어 표만 깎아 먹은 결과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