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면세점의 출혈 경쟁이 일단락 되면서 빅3(롯데·신라·신세계) 가운데 누가 패권을 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규모 면에서는 롯데면세점이 1위지만 수익성을 보면 신라면세점이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13개였던 서울 시내 면세점이 사업 포기가 늘면서 10개로 줄어든다. 대기업 면세점이 8곳, 중소기업(동화·SM)이 2곳이다.
2015년만 해도 서울 시내 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한화·이랜드·SK네트웍스 등이 뛰어들었다. 2015년 6개였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2018년 13개까지 늘어날 정도였다. 과당경쟁은 실적악화를 초래했다. 한화(갤러리아 면세점)는 지난해 9월, 누적 영업손실 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결국 사업을 접었다. 두산 면세점도 진출 4년만에 누적적자(600억원)에 손을 들었고 코스닥 상장사인 JTC(950170)가 지분 70%를 보유한 탑시티면세점도 최근 특허권을 반납했다.
남은 사업자들의 상황도 좋은 편은 아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면세점 사업 때문에 영업익이 급감했다. 2018~2019년 3·4분기까지 현대백화점면세점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웃돈다. 하나투어 계열 SM면세점은 3년간 69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동화면세점은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빅3는 그래도 자본력으로 버티면서 겨우 적자를 극복하고 있다. 신세계는 3·4분기에는 1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흑자전환 했지만 이익 규모는 2·4분기 대비 39% 줄었다. 인천공항면세점의 투자·마케팅 증가가 당장의 수익성에는 악재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2017년 적자를 기록했고 이후 수익성 강화 조치를 진행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671억원으로 전년대비 17% 늘었지만 시내 면세점 보다는 해외 면세점 위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들쭉날쭉한 면세점 실적은 한계로 지적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최근 비용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이 일부 개선됐지만 지속가능 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신라면세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호텔신라(008770)의 4·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8% 증가한 516억원으로 예상됐다. 시장 전망치보다 30% 정도 올랐다. 면세점 사업의 실적 호조가 이유다. 올해 5% 초반인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내년 6%, 2021년 6.5%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 들어 5곳(유진·하나·삼성·흥국·KB증권)의 증권사도 실적개선을 예고했다. △경쟁 상대가 줄었고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며 △따이공 등의 수혜를 볼 것이란 점이 이유다. 장지혜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호텔신라는 지속적인 면세점 수요성장의 수혜를 받아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며 “경쟁 우려도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