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돈 들어온다"...은행달력, 중고장터서 '귀하신 몸'

중고나라 지난달 840건 거래

유명화가 작품 우리銀달력 1위

VIP용 달력은 최고 15만원에

은행달력 중고거래 순위/사진제공=중고나라은행달력 중고거래 순위/사진제공=중고나라



‘OO은행 달력 어디 없나요?’

은행 달력을 집이나 사무실 등에 걸어두면 재운이 들어온다는 믿음 때문에 중고나라 등 중고 물품을 취급하는 온라인거래 사이트에 은행 달력을 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6일 중고나라는 지난 해 12월 한 달간 국내 5대 은행에서 제작한 2020년 달력을 거래 물품으로 올린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총 84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거래가 가장 많았던 은행 달력은 우리은행으로 264건을 차지했다. KB국민은행은 192건, NH농협은행은 164건, 신한은행 117건, KEB하나은행 103건 순이었다. 영등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최민용(46)씨는 “은행 달력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중고장터를 통해 특별히 구입했다”며 “VIP 고객용 달력이 더 좋을 것 같아 웃돈을 1만원이나 더 줬다”고 웃었다. 은행이 매 연말 고객에게 나눠주는 달력이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등 온라인 중고장터에서는 웃돈을 주고 거래될 정도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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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탁상용 달력/사진제공=국민은행국민은행 탁상용 달력/사진제공=국민은행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하게 되고 있는 우리은행 2020년 달력(탁상용)./독자 김정화씨 제공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하게 되고 있는 우리은행 2020년 달력(탁상용)./독자 김정화씨 제공


은행 달력이라고 해서 다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은행에 따라, 일반용인지 VIP용인지 따져 ‘급’에 따라서도 가격에 차이가 있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주로 쓰는 탁상용 달력은 최소 2,000원에서 5,000원 사이서 거래되고 있다. VIP 고객용 바우처 등을 포함한 달력 등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1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에서 VIP 고객에게 제공하는 벽걸이 원화 달력은 용지가 고급인데다 특수방식으로 인쇄해 포장상자를 포함해 15만원에 매물로 올라 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종이질이나 유명 화가 작품이 실려있느냐의 차이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 같다”며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달력은 동일한 금융권이지만 거래가 드물고 은행 달력에 대한 선호도가 유독 높다”고 귀띔했다.

시중은행 달력이 중고나라에서 인기를 모으는 것은 은행들이 과거처럼 고객들에게 달력을 많이 배포하지 않아 시중서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달력을 걸어두면 장사가 잘 된다고 믿는 자영업자들이 주로 은행 달력을 구하려는 것 같다”며 “하지만 과거보다 전반적으로 달력수요가 줄어 은행서도 비용절감을 위해 제작 규모를 줄이다 보니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 어렵자 (중고장터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수민·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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