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올려다보던 어른을…" 국회의장 출신 총리 청문회, 역시 어렵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삼권분립 훼손, 자료 미비 지적하면서도

주호영 "오래전부터 존경하던 선배"

성일종 "개인적으로 참 존경하는 분"

지상욱 "내려다보며 질문, 불편하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나경원 위원장과 인사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연합뉴스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나경원 위원장과 인사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연합뉴스




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시작됐다. ‘국회의장 출신 국무총리’를 두고 삼권분립 훼손, 헌정사 나쁜 선례 등의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열린 청문회에서 청문 위원을 맡은 여야 의원들은 다른 인사청문회 때와 사뭇 다른 자세를 보였다.

청문회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도 최대한 격을 갖추는 모습이었다. 국회의장 출신의 6선 의원 선배를 청문하는 상황 자체가 불편했던 탓이다. ‘현역 의원 청문회 불패’가 이번에도 작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이날 청문회에서 날 선 공방은 벌어지지 않았다.


야당 측 청문 위원인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를 지적하면서도 후보자를 몰아세우는 표현은 자제했다. 주 의원은 “저는 후보자가 참 원망스럽고 야속스럽다”며 “자료 제출이나 이런 것과 관련해서 미제출이 너무 많아서 요청하니까 이게 너무 오래전부터 잘 알고 존경하던 선배(가) 야박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라고 말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정 후보자의 자산변동 및 교육비 관련 자료 제출 문제를 지적했지만 “우리 후보자님은 개인적으로 참 존경하고 격이 있으신 분”이라며 “저 또한 좋아하는 분이신데 어쨌든 우리 수장을 지내시고 행정부로 가시게 됐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연합뉴스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연합뉴스


“옆 지역구에서 활동하며 많이 배웠는데…”


새로운보수당의 지상욱 의원도 국회의장 출신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위원을 맡은 데 대한 어려움을 완곡하게 드러냈다. 지 의원은 “저는 사적으로 참 후보자님을 좋아했던 사람으로 서울의 종로, 그 옆 지역구인 중구 성동구에서 활동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며 “국회에서 활동할 때 국회의 어른이신 후보자를 위로 올려다보고 일을 하다가 오늘 이렇게 청문회장에서 내려다보면서 질문하는 이 자체가 굉장히 불편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청문회 진행 과정에서 ‘의사 진행 전문가’ 정 후보자 앞에서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후보자가 야당 의원들의 자료 요출 건과 관련해 “지금 말씀드릴까요? 지금은 질의 응답이 아니잖아요. 하여튼 자료를 구해 보도록 최선 다할 텐데 사실 포항 땅은…”이라고 말을 이어가자 나 의원은 다소 당황했다. 나 의원은 “이거 다 질의시간에 하시죠. 후보자님, 이렇게 하시죠. 너무 지금 내용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갑니다”라며 위원장으로서 상황을 서둘러 정리했다.

이날 인사청문회 단골 멘트인 “예, 아니오 로만 대답해 주십시오”를 제일 먼저 꺼낸 사람은 비례 초선인 김현아 한국당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총리로 임명되면 국회의원직 그만두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고, 정 후보자는 “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목소리를 더 높여 같은 질문을 했고 정 후보자가 머뭇거리자 ‘네, 아니오’ 중 선택을 종용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생각해보지 않았다. 임기가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고 모호하게 답변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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