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방송(EBS) 캐릭터인 ‘펭수’ 상표에 대해 EBS에 앞서 한발 일찍 최모씨 등 일반인 5명이 순차적으로 상표 출원하면서 특허청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씨 등이 EBS측에 출원 상표를 무상 양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EBS나 특허청 모두 출원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 한 심사결과를 받아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허청은 빠르면 오는 4월이내 펭수 상표출원에 대한 등록 허용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7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1일부터 12월까지 최모씨 등 5명은 펭수에 대해 순차적으로 상표 출원을 했다. 펭수 캐릭터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제작한 EBS는 같은 달 20일에 상표를 출원해 이들 보다 9일이나 늦었다. 우리나라는 먼저 출원한 사람이 상표권을 갖는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가장 빨리 상표 출원을 한 최씨가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EBS는 펭수 명칭을 사용할 때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거나 저작권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선출원주의의 예외조항이 있어 특허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표법 34조에는 ‘이미 수요자에게 널리 인식된 상표’(1항 9호)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12호), ‘유사 상표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상표’(13호) 등에 대해서는 출원을 불허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최씨 등이 펭수 상표를 출원한 의도가 이들 3개 조항에 해당되면 등록을 인정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실제 특허청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대해 일반인 김모씨가 지난해 3월 상표 등록 출원을 하자 같은 해 12월 거절한 사례가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당시 (김모씨가) 알릴레오를 창작했는지, 유명세를 이용해 사업적인 이득을 취하려고 했는지 등을 심사해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등록을 거절당한 김모씨는 이후 거절 결정을 불복하는 무효심판청구를 제기하지 않아 일단락됐다.
특허청은 펭수 상표권을 가장 먼저 출원한 최씨에 줄지, 아니면 뒤늦게 출원했지만 원작자에 해당하는 EBS에 줄지 여부에 대해 빠르면 4월까지 최종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특허청은 당초 8월쯤 결론을 낼 예정이었지만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패스트트랙에 해당하는 우선심사제도를 활용해 4월이내 조기 결론내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특허청은 이번 펭수 상표 등록 논란을 계기로 유튜브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출원의 중요성을 적극 알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종곤·이수민 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