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2세인 김대헌(31) 호반건설 부사장이 회사 미래 먹거리 찾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호반건설이 최근에 설립한 투자업체 ‘플랜H벤처스’ 홍보 대사로 나서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하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김대헌 부사장은 최근 플랜H벤처스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씨는 호반그룹 지주사 개념인 호반건설 부사장이다. 플랜H벤처스에 별다른 직함이 없지만 플랜H벤처스 명함을 만들어 교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이자 그룹의 대주주인 김 부사장이 플랜H벤처스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호반건설 미래전략실장(부사장)으로 근무하는 만큼 플랜H벤처스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부사장은 30대로 젊은 인재가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들과도 격 없이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9월 ‘플랜H벤처스’를 출범시켰다. 호반건설이 지분 100% 보유한 회사다. 가능성이 보이는 초기 기업을 찾아 자금을 투입하고 싹을 움텨 과실을 나누는 것이 목적이다. 호반건설 뿐 아니라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신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년간 주택경기 호황으로 재무 상태가 크게 개선됐지만 최근 정부의 주택 규제와 해외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 약화가 이유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우미건설이 자산운용사들과 함께 프롭테크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적극적으로 건설사 이미지 벗기에 나선 모습이다. 최근에는 호반프라퍼티를 통해 지난해 말 삼성금거래소의 지분 43%를 223억원에 취득했다. 지난해 6월에는 농산물 수탁 도매업체인 대아청과 지분 50%을 288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2017년에는 제주퍼시픽랜드(800억원), 2018년 리솜리조트(2,500억원), 덕평CC(550억원), 서서울CC(1,200억원) 등을 인수하기도 했다.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 인수전에 참여했고 국내에 대규모 리조트 매물도 인수를 검토중으로 알려졌다. 건설사가 아니라 종합 그룹사라고 대외 홍보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오너까지 나서서 미래 먹거리 찾기에 적극 나서는 것은 풍부한 현금도 이유지만 사실상 승계가 끝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호반과 합병으로 김 부사장(54.73%)이 아버지 김상열 회장(10.51%) 보다 지분이 많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승계 보다는 회사의 미래만 고민하면 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보유한 다양한 사업체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롭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김 부사장이 대주주인 점 외에 어떤 성과를 내고 승계의 명분을 찾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