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후 미래관계 협상을 위한 탐색전을 시작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오후 존슨 총리는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회동했다. 전임자인 장클로드 융커에 이어 지난달 초 취임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존슨 총리와 별도로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티븐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번 회동에서 존슨 총리는 오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 이후 본격화될 미래관계 협상을 연내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총리실은 양측이 긍정적인 만남을 가졌다면서 “총리는 2020년 12월 31일 이후로 전환기간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측이 어떤 미래관계를 맺더라도 규제일치나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관할권을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영국이 수역과 이민 시스템의 통제권한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양측 합의에 따르면 영국이 오는 31일 EU를 탈퇴하더라도 연말까지 설정된 전환기간에는 현재와 같은 체제가 유지된다. 구체적으로 영국은 전환기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며, EU 법을 따라야 하지만 EU 기관 투표권은 갖지 못한다. 양측은 전환기간 무역협정을 포함해 안보, 외교정책, 교통 등을 망라하는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당초 양측은 미래관계 협상이 시한 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없을 경우 전환기간을 한 차례에 한해 최대 2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지난달 의회에 상정한 EU 탈퇴협정 법안(WAB)에 전환기간을 연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전환기간이 끝나는 연말까지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게 되고, 이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와 같은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EU 측에서도 이 같은 시한은 너무 촉박하다면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