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부터 계속 미국에서 일했습니다. 이젠 조국에서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현대로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현대차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현대차의 미래 비전인 개인비행체의 핵심 인재인 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부장(부사장)은 한국 출신으로는 처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항공연구를 총괄(워싱턴본부 항공연구총괄본부장)하는 최고위직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가 UAM 사업을 위해 현대차로 옮겼을 때 글로벌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가졌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가 하늘길을 여는 데 진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기 때문이다. ‘CES 2020’에서 국내 언론에 첫 등장한 신 부사장은 자동차 회사가 왜 항공모빌리티에 뛰어드는지부터 설명했다. 그는 “20세기는 각 산업들이 ‘스윔(수영) 레인’을 벗어나면 반칙인 것처럼 자신의 라인을 유지해왔지만, 21세기엔 빅데이터를 잘 분석해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가 관건”이라며 “제조업뿐 아니라 구글이 자회사 웨이모를 통해 자율주행을 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현대차의 UAM 사업 승산은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잉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항공업체들도 수익성이 가장 높은 737기종을 한 달에 약 60대밖에 못 만들지만, 자동차 업체는 (항공업체보다는 낮지만)기술력이 높으면서도 대량생산을 할 수 있다”며 “UAM이 상용화되면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하루 수백 번을 운행해야 하는 시장이 되기 때문에 대량생산 체제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신 부사장은 “아우디와 도요타 등 많은 회사들이 UAM에 관심을 가지며 시장에 뛰어들겠지만 20년 후 예상 되는 시장 규모 1조5,000억 달러(모건스탠리)의 절반만 된다 해도 승산은 있다”고 말했다. 신 부장은 UMA를 ‘비행의 민주화’라고 표현 하기도 했다.
현대차로 옮긴 이유에 대해 신 부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의지를 먼저 꼽았다.신 부사장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현대차그룹을 혁신하려는 의지가 신선하게 다가왔고, 올바른 비전이라고 생각한 영향이 컸다”면서 “글로벌 연구개발센터와 항공기 업체와 일한 경험을 현대차에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연세대 기계공학과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버지니아공대에서 기계공학박사 학위를 딴 후 1989년부터 줄곧 미국 NASA에서 일했다. /라스베이거스=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