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 차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서울시교육청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고교 허위 출석 의혹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중요한 인턴 증명서는 확인조차 못했다면서도 출석 표기 오류는 교사 실수라고 해명해 일종의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조 전 장관 아들 조씨의 허위 출석 의혹과 관련해 한영외고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생활기록부 변동 사항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10일 밝혔다. 출석 인정이 허위라면 생기부를 고쳐야 하는데 변동 사항이 없으므로 조씨의 출결에 문제가 없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교육청은 “당시 학교 교외체험학습규정에 따르면 학생 개인 인턴 활동은 출석 인정 사유에 해당된다”며 “해당 교사는 조씨의 인턴 증명서를 근거로 출석을 인정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공개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아들 조씨가 한영외고 고3 재학 중이던 2013년 7월 학교 출석을 인정받기 위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허위로 인턴활동예정 증명서를 발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는 이 인턴 활동 예정 증명서를 한영외교에 보냈고 조씨는 그해 7월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한영외고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출석한 것으로 처리됐다.
문제는 서울시교육청 조사 과정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우선 조씨의 출석을 확인한 교사는 출결관리에서 오류를 저질렀는데 이를 단순한 실수라고 교육청은 판단했다. 교육청은 “(조씨의 경우) 교육정보시스템(NEIS) 출결관리 상 ‘출석인정결석’으로 표기해야 하나 해당 교사는 지침 미숙지로 ‘출석’으로 표기했다”며 “표기 오류에 대해서는 해당 교사를 장학지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교육청은 조씨의 출석 인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인턴 증명서 등 증빙자료의 경우 확인조차 하지 못했다. 교육청은 “인턴 증명서 등 증빙자료는 자료 보관 기간이 경과해 현재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교육부의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인턴 활동 등이 기재된 학교생활기록부는 졸업 후 5년 동안만 보존하고 이후 폐기하게 돼 있다. 인턴 증명서가 허위일 경우 조씨의 출석 근거 자체가 사라지는 만큼 결정적 증거를 확인하지 못한 채 교육청이 생기부 변동 사항이 없다고 발표한 것은 향후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뒤집힐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교육청도 “허위 인턴증명서 제출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법적 판단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