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업종장벽이 사라진다”는 CES의 교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은 기술발전과 혁신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현대자동차는 ‘도심항공 모빌리티(UAM)’를 선보이며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변신했고 도요타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을 결합한 스마트시티 사업에 진출했다. 소니는 콘셉트카 ‘비전 S’를 내놓았고 화장실일체형 자동차도 등장했다. 모든 산업과 제품에 첨단 IT를 접목해 무궁무진한 기술발달의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처럼 업종과 기술 간 장벽이 사라지는 현장을 지켜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누구든 IT기업으로 변신해야 살아남는다는 사실에 강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특히 스타트업 CEO들은 “낡은 프레임에 갇힌 구조를 깨고 보다 유연해져야 변화가 가능하다”면서 “우리는 기술인력 확보가 힘들고 규제의 장벽도 여전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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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무엇보다 산업 융복합을 통한 신제품 개발 여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이나 현대차 등 기업들이 업종과 국경을 넘어 경쟁기업들과 과감히 손잡고 합종연횡을 거듭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런 점에서 SK 등 국내 기업들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사에 시장을 빼앗긴다며 글로벌스탠더드를 목표로 토종 인공지능(AI) 동맹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크게 반길 만한 일이다.

CES는 빠르게 혁신하지 못하면 기업이든 국가든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통합하는 환경에서 더 이상 칸막이를 전제로 한 규제 시스템은 존립할 수 없다. 이제라도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 등 기존 제도를 혁파하고 기업 활력을 살리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뒤늦게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 3’법도 AI 후발주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인 환경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고 뛸 수 있도록 혁신활동의 족쇄만 풀어준다면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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