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두고 ‘청와대 수사라인 찍어내기’ 논란이 이는 가운데 여권을 겨냥한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수사가 언제 마무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기소 여부와 시점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뇌물수수 등 협의로 유 전 부시장을 구속기소한 데 이어 같은 달 16일과 18일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닷새 뒤인 23일에는 조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속도감 있게 수사를 끌어왔다.
법원은 하지만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조 전 장관의 영장을 기각했다. 기각 사유에 대해서는 조 전 장관이 직권을 남용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했고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후퇴시켰으며 국가기능의 공정한 행사를 저해했다고 언급하며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판단했다. 검찰로서는 혐의 소명에 성공했음을 법원으로부터 일차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길 명분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기소 시점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늦어도 설 연휴가 시작되는 이달 24일 전에는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 8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이어 수사 실무책임자인 차장·부장검사 인사가 연휴 전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위직 인사에서 동부지검장도 교체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수사는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 결정이 적절했는지에 관한 사법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재수 전 부시장의 개인비리 재판 절차가 지난 6일 개시됐다는 점도 기소 시점에 고려될 요소로 보인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감찰무마 의혹’은 관련자인 유 전 부시장이 이미 구속기소된 이상 질질 끌 수는 없다”며 “수사팀이 적절한 기소 시점을 따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찰무마’ 관련 사법처리 대상이 조 전 장관 외에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 전 부시장 감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있으면서 여권 인사들로부터 감찰 중단 청탁을 받고 이를 조 전 장관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백원우(54)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지난 3일 두 번째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는 등 핵심 관련자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