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처럼 쌓여있는 글로벌 기업부채로 인해 세계 경제가 산사태와 같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2020년 글로벌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새롭게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10대 트렌드를 선정했다.
경제 부문에서 대표적인 건 ‘부채 산사태(Debt Landslide)’다. 현대연은 “경기침체가 이어질 경우 기업 영업이익·매출액이 줄어들고 이들에 대출해준 금융기관도 부실해질 것”이라며 “이런 현상이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14년 1분기 88.0%에서 지난해 1분기 93.7%까지 상승했다. 국제결제은행(BIS) 등 주요 기관은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이 80∼90%를 초과하면 과다한 빚 자체가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연은 “주요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면서 부채도 계속해 늘어날 수 있다”며 “부채 리스크가 국내로 퍼지는 것을 막고 국내의 부채 증가속도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경제 부문에서는 ‘식어가는 달러’,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 ‘중국, 물가 공포의 서막’ 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중국은 근원소비자물가 하락 및 마이너스 생산자물가에 따른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소비심리 위축과 투자심리 악화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물가 공포가 나타날 것으로 진단했다. 또 정책 불확실성 완화, 미국과 여타국 간의 금리 격차 축소, 재정 및 경상수지 등 쌍둥이 적자 확대 가능성 등으로 인해 미 달러화 가치가 지난해보다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했다. 이 외에도 현대연은 올해 예상되는 글로벌 흐름 중 하나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을 들었다.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은 소강상태지만 미국의 경제 제재, 이란 내 반미 감정 고조에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연은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긴장감이 이어지며 국제유가가 급등하거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커이즘의 확산’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