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채와 함께 양대 뇌관인 일반가구와 자영업자들의 은행 빚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말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신용카드 사용액을 합친 가계신용이 2,011조4,000억원에 달했다. 가계신용이 2,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조8,000억원이나 늘어난 자영업자 은행 대출은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자영업자들이 인건비·재료비 등을 대느라 운전자금 대출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렇듯 안팎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소득이 높은 5분위에서는 자영업자가 5만700가구 줄어든 반면 2분위와 1분위에서는 각각 6만1,500가구, 6만6,400가구 늘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궤변을 늘어놓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중요한 것은 민간 쪽에서 고용과 소득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 노동개혁 등 민간 부문의 경제활력을 살리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나라 살림을 빚더미 속에 처박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마땅히 할 일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