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K뮤지컬컴퍼니의 오리지널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는 2018년 첫 선을 보였다. 총 5년 간의 제작 기간, 175억 원 대의 초대형 제작비가 투입되어 한국 창작 뮤지컬 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4개의 뮤지컬 시상식 작품상을 모두 섭렵한 최초의 작품 ‘웃는 남자’는 세기의 문호 빅토르 위고의 명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다.
14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EMK 오리지널 뮤지컬 ‘웃는 남자’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배우 규현, 박강현, 수호, 민영기, 신영숙, 김소향, 강혜인, 이수빈, 최성원, 이상준, 김경선, 한유란 등이 출연해 주요 장면 시연과 작품 포인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2020년 재연에서는 곡과 장면 구성에 변화를 줘 극 중 인물들의 감정선을 극대화한 드라마틱한 무대로 돌아온다. 이번 재연 무대는 대사, 캐릭터, 연기, 각 넘버를 비롯해 대사에 감정의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음악인 넘버스코어까지 디테일을 돋보이게 하는 수많은 수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특히 극의 흐름에 중점을 두고 변화된 넘버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가든 파티 (THE GARDEN PARTY)’는 귀족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상위 1프로’ 넘버를 이용해 풍자를 살리는 연출로 장면의 서사를 함축적으로 담아냈으며, 극중극의 톰짐잭과 그윈플렌의 싸움 장면에서는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웃는 남자(THE MAN WHO LAUGHS)’ 넘버를 이용해 가난한 자들과 부자들에 대해 그윈플렌이 늘 갖고 있던 신념을 펼치고, 새롭게 짜여진 무술로 더욱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지울 수 없는 웃는 얼굴을 가진 채 유랑극단에서 광대 노릇을 하는 관능적인 젊은 청년 ‘그윈플렌’ 역에는 보컬리스트 이석훈과 여심을 녹이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가요계와 예능 등 다분야에서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는 규현이 새롭게 합류했다. 이와 함께 최근 ‘마리 앙투아네트’, ‘엑스칼리버’ 등에서 활약한 대세배우 박강현과 영화, 드라마, 뮤지컬까지 섭렵하며 맹활약하고 있는 엑소 수호가 초연에 이어 재연 공연 무대에 오른다.
‘웃는 남자’ 재연으로 뮤지컬 무대에 돌아온 수호는 “초연에 비해 극 자체의 서사가 잘 정리됐다. ” 며 “초연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배우와 연출진이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은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 캐릭터의 모티브였다. 그는 최근 개봉한 영화 ‘조커’를 보면서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과 교집합을 찾으려고 했고 인물의 서사와 표현 방식을 많이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엑소 수호는 ‘면윈플렌’(수호의 본명 김준면과 ‘그윈플렌’의 합성어)으로 불린다. 수호는 “나만의 차별점은 가장 막내로서 귀여움이 아닐까. 선배님들이 귀여워해주셔서 캐릭터 자체도 귀여워 보인다.”고 자평했다.
엑소 멤버로 가수 활동을 하는 것 외에 뮤지컬 무대에 계속 오르는 이유도 들을 수 있었다. 수호는 “엑소로서 가수 활동도 하고, 배우로서 영화나 드라마도 하고 있다. 노래를 부르는 것과 연기 하는 것을 진심으로 정말 사랑한다”라며 “뮤지컬은 노래와 연기를 함께할 수 있어 종합선물세트 같다. 바쁜 와중에도 어떻게든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수호는 “뮤지컬 무대가 크더라도 우리 콘서트만큼 관객이 멀리 있지 않다”라며 “내가 표현한 것을 본 많은 관객들이 감흥을 보이는 것이 특별하고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점이 너무 행복해서 계속 뮤지컬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무대에 계속 설 것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그윈플렌’ 역으론 슈퍼주니어 규현이 나선다. 규현은 2016년 뮤지컬 ‘모차르트!’이후 4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그는 “소집해제 후 첫 작품이라 선택에 고민이 많았다”며 “‘웃는 남자’는 복무 기간 동안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재연에 합류하면서 걱정도 앞섰지만 초연 때 출연한 박강현,수호에게 장면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조언을 얻었다. 같은 역을 맡은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초연 무대를 성공적으로 이끈 박효신이 열연한 역을 맡은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냐는 질문에 “대단한 선배님이 했던 공연이고 좋아하는 선배님이라 특별한 부담은 없다”고 답했다.
또한 규현은 자신만의 차별점에 대해,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재미 요소를 넣으려고 한다. 다른 그윈플렌과 비교해 웃음 포인트가 조금 더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입이 찢어진 듯한 극적인 분장에 대해선 ”예능(신서유기)에서 심한 분장을 많이 해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더라. 입을 찢던 뭐 걱정되지 않았다. “고 너스레를 떨었다.
규현과 수호는 서로에 대한 극찬도 이어갔다. 규현은 수호에게 있어 가장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닌 가수이고, 수호는 규현에게 가장 사랑스런 동생이었다.
규현은 “수호를 안지가 15년 가까이 됐다. 고등학생 시절 본 동생이라 뭘 하던지 사랑스럽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사랑스럽다는 표현이 절로 나오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수호 또한 “규현 형의 목소리가 개인적으로 들어본 목소리 중 가장 감미롭다. 좋은 뮤지컬 배우, 가수 선배님들 많지만 이번에 가까이 연습하면서 노래를 자주 들어보니 진짜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목소리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다. 15년동안 알고 지내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들어보니 설득력있는 목소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웃는 남자’는 오는 3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석훈, 규현, 박강현, 수호(EXO), 민영기, 양준모, 신영숙, 김소향, 강혜인, 이수빈, 최성원, 강태을, 이상준, 김경선, 한유란 등이 출연한다.
[사진=양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