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무역전쟁에…중국 車시장 '30년 붐' 막 내리나

신차 판매량 8.2% 떨어져

2년연속 전년 실적 밑돌아

무역戰 17개월째 이어지고

성장률 둔화속 소비 뒷걸음

車시장 성장 여력 보이지만

美와 분쟁 불씨 여전히 남아

업황 개선 낙관 쉽지 않을듯



30년간 지속 성장해온 중국 자동차 시장이 최근 2년 연속 판매량 감소로 위기에 빠졌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경기 성장세가 둔화되고 전기차 보조금 축소, 세금환급 종료 등 정부 정책이 변화한 데 따른 결과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자동차공업협회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내 신차 판매량이 2,580만대로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0년대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2018년 처음 감소세로 전환한 뒤 2년 연속 전년 실적을 밑돌았다. 특히 지난해 판매 감소폭은 전년(-2.76%)보다 5.4%포인트 가까이 확대됐다.


국가별로 보면 대부분의 국내외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309만대를 판매하며 역대 가장 큰 하락폭인 15% 감소를 기록했다. 포드자동차도 26.1% 하락하며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상하이자동차(SAIC)·지리자동차 등 중국 토종기업을 포함해 충칭창안자동차·둥펑자동차 등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세운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의 실적도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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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판매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30여년간 판매 붐이 일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정부의 정책전환 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8년 7월부터 본격화한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17개월 넘게 지속되며 경제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하자 중국 내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2018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6%였지만 지난해 3·4분기에는 6.0%를 기록하며 간신히 ‘바오류(6%대 성장)’를 사수하는 데 그쳤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4·4분기 성장률도 6.0%를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조업을 포함한 전반적인 산업이 둔화하고 부동산 가격 등이 상승하며 소비 여력이 줄어든 중국 시민들이 자동차 구매를 줄였다고 WSJ는 전했다.

정부의 정책변화가 전반적인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5년 중국 당국은 경기둔화 우려로 인한 자동차 판매 감소를 막기 위해 소형엔진 차량에 대한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절반가량 감면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자동차 구매율을 늘릴 수 있었으나 이 같은 정책이 종료되자 서민들의 자동차 구매력이 다시 낮아진 것이다. 또 중국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차량에 지원하던 보조금을 축소한 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6월부터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전체 4% 감소를 기록했다.

WSJ는 아직 중국 내 자동차 보유율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성장 여력이 있다고 분석하지만 낙관론이 지배적이지는 않다. 특히 경제성장 둔화의 결정적 계기가 된 무역전쟁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5일 1차 무역합의 서명을 앞둔 가운데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양국 간 무역전쟁이 끝나려면 멀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갈등이 완화될 수는 있지만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 산하 웨이보 계정 ‘타오란비지’도 “미국은 아직 중국에 부과한 모든 관세를 취소하지 않았다”며 “중국도 보복조치를 여전히 시행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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