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 경영진이 16일 방한해 정부와 금융권에 쌍용차(003620) 지원을 요구한다.
15일 쌍용차에 따르면 파완 고엔카 쌍용차 이사회 의장 겸 마힌드라 사장이 16일 방한해 노조 간담회를 갖고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권과 두루 만날 예정이다. 이튿날에는 이목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측 인사들과 면담한다. 고엔카 사장의 이번 방한은 애초 일정에 없었다. 쌍용차 이사회에도 고엔카 사장은 화상회의로 참석했고 오는 31일 예정된 이사회도 화상회의로 준비했다.
고엔카 사장은 이번 방한을 통해 마힌드라의 쌍용차 투자 및 지속 경영 의지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고 정부와 금융권으로부터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고엔카 사장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만나 대출 연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한국GM의 전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은 산업은행의 지원을 조건으로 내걸어 한국 정부와 투자협상을 했고 8,1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18년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군산공장을 철수하며 정치적 상황을 이용해 압박하는 치밀한 전략을 쓰기도 했다.
쌍용차 노조의 경영 정상화에 대한 높은 의지도 고엔카 사장의 방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달 13일 기준으로 통상 상여 200% 삭감, 2020년 임금단체협상 동결 등 쌍용차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추가 자구안에 대해 노조는 94%의 동의율을 보였다. 쌍용차 직원 4,980명 중 4,680여명이 쌍용차 회생을 위해 연간 1,000만원 상당의 급여를 포기한 것이다.
앞서 마힌드라는 쌍용차 노사의 추가 자구안 도출 이후 한국 정부와 금융권의 추가 지원을 전제로 2,300억원을 직접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쌍용차 관계자는 “노사 협력으로 추가 자구안을 도출하는 게 1단계라면 2단계는 마힌드라와 쌍용차의 중장기 경영계획을 세우고 실질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정부나 금융권의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마힌드라와 인도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포드는 쌍용차 2,500대를 해외에 판매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협상을 위해 미국 포드 고위 경영진이 이달 평택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