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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은 경쟁 벌이는 인간의 심리 다룬 영화...직장인이 공감할만하죠"

■김규평역 이병헌 인터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중앙정보부부장 김규평 역 이병헌. /사진제공=쇼박스영화 ‘남산의 부장들’ 중앙정보부부장 김규평 역 이병헌. /사진제공=쇼박스



“드라마틱하고 큰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그 사건 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심리, 갈등 등 감정이 이 영화의 무기입니다. 모든 직장인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김규평 역을 맡아 다시 한번 ‘반박불가’ 명연기를 펼친 이병헌. 개봉을 앞두고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충성 경쟁과 시기, 질투, 배신 등 직장,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역사물이 주는 무게와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영화를 봐달라는 의미다. 10·26 사태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박정희 시대의 공과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는다. 다만 청와대라는 조직 안에서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어디에나 있는 부장들, 회사원들’의 심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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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남한산성’에서도 실존인물을 연기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고증에 노력했다고 한다. 전작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선시대 인물들이지만 규평은 너무나 많이 알려진 인물로 연기의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오래된 과거의 인물들은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배우가 재량껏 조절을 할 수 있는 폭이 있는 반면 근현대사의 인물은 한계가 있다”며 “개인적 감정과 생각은 개입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김재규의 지인들 이야기를 참고했다고 한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포마드를 발라 정갈하게 넘긴 머리를 헝클었다가 다시 빗어 넘기는 행동을 반복하는 ‘디테일’은 역사적 자료와 그의 상상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실제 법정 영상에서 수감 생활을 어느 정도 한 상태라 자란 머리가 계속 흘러내리자 예민하고 곤두선 느낌으로 머리를 넘기는 모습을 봤다”며 “이런 느낌이 신경질적이고 예민해진 느낌에 적용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연기를 그렇게 했다” 고 한다.

이병헌은 클로즈업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중 하나다. 자칫 잘못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 클로즈업 연기는 절제가 가장 중요한 미덕이다. 시기, 질투, 의심, 분노 등 들끓고 복받치는 감정을 그는 아주 작은 떨림과 움직임으로 표현해 내 극찬을 받았다. 그는 “대사가 없는 상태에서 감정을 담아야 하는데, 극장에서 보면 클로즈업은 얼굴이 집채 만하게 나와 평소대로 연기하면 관객들이 거부감을 갖고 물러날 수 있다. 극단적인 신에 맞는 감정을 충만하게 갖고 있으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연기했다.”
사진제공=쇼박스(086980)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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