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별 관광을 비롯한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두고 표출된 한미 간 이견이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청와대는 “한미 공조에 문제가 없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대북정책을 두고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나는 상황이 향후 비핵화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19일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미국의 입장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지난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남북협력 사업과 관련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에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언급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청와대는 그다음 날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며 “남북협력 관련 부분은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을 비롯해 호르무즈 파병 등 한미 간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주한 미국대사와 청와대가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한미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견 봉합에 나선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언급하며 한미 갈등설을 일축했다. 이 본부장은 17일(현지시간) 주미대사관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남북관계 개선 자체에 대한 미국의 일관적인 지지 입장을 잘 확인해줬다”며 “한미가 남북관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에 관해 긴밀히 공조해나가도록 한다는 데 대해서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남북협력 사업에 지지를 표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본부장은 비건 부장관과의 협의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다시 불러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북한의 의도가 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지금 한미 간 공통된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북한으로 하여금 대화로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까, (북한이) 여러 가지 계기에 도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도발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며 “비건 부장관이 대북대표 직책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문제와 남북관계에 계속 포커스를 맞춰나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언제든지 필요하면 한국으로 날아와 협의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