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제도

[건축과 도시]"도시재생이 무조건 정답은 아냐…적재적소 이뤄져야 빛 발해"

심기보 신진말 대표

도시마다 '쇠퇴하는 이유' 다 달라

그 지역에 맞는 생명력 불어넣어야

코스모40 3층 카페 전경. 방문객들이 각자 편한 방식으로 공간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신경섭


“재생이란 필요에 의해 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어요. 반드시 재생을 택해야 할 이유도 없는데 굳이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만일 이 정도 크기의 공간이 서울 한가운데 있었다고 한다면, 이거 안 하죠. 다른 거 하는 게 나았을 테니까요.” (심기보 신진말 대표)

대지면적 2,000㎡에 달하는 대규모 재생 건축을, 그것도 민간에서 이뤄낸 심기보 대표와 성훈식 디렉터에게 도시재생의 의미를 물었다. 그들 스스로 재생을 선택했음에도 두 사람은 재생이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적재적소에 재생이 이뤄졌을 때에야 진정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심 대표는 과거 공장의 흔적을 유지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건물이 너무 멀쩡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공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 철제 기둥과 콘크리트 구조가 짱짱한 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렇게 멀쩡한 것을 굳이 돈을 들여 부술 필요가 있나 생각했어요.”

관련기사



두 번째 이유는 이 공간이야말로 ‘인천스러움’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천의 타워팰리스를 만들자, 송도의 청담동을 만들자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인천의 개성으로 승부를 봐야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 비해 경쟁력이 생기는 거죠. 여긴 대한민국의 1세대 산업단지예요. 물론 지금은 쇠퇴해서 울산이나 여수로 공장들이 많이 옮겨갔지만 그들이 남긴 이 흔적은 유일한 거죠. 이런 이유가 분명했기 때문에 재생을 택한 거예요.”

이러한 맥락에서 단지 재생을 위한 재생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심 대표의 의견이다. 그는 “한옥촌을 예로 들어보면 길도 좁고 주차도 안 되는데 그냥 보존만 하라고 하면 동네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겠냐”라며 “지킬 것은 지키면서 일부는 허물어 주차장도 만들고 살만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불편하면 재생이든 뭐든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성 디렉터 역시 보여주기식 도시재생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도시마다 쇠퇴하는 이유가 다 다른데 여기에 적용되는 솔루션은 너무도 일률적”이라며 “어떤 곳은 재생이, 어떤 곳은 신축이 필요하다. 그 지역에 맞는 해결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새 도시재생의 판을 보면 정말 그 지역에 필요해 재생을 한다기 보다 예산이 나오니까 하는 경우도 상당한 듯하다”며 “도시재생, 그중에서도 이른바 ‘있어 보이는’ 프로젝트에만 지원과 관심이 쏟아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사의 댓글(0)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