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2.01% 늘었다. 4·4분기 재정집행률을 높이며 전기 대비 1.2% 성장한 것이 그나마 추가 하락을 막았다.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기업 옥죄기와 노동비용 증가에 따른 투자 부진,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는 -8.1%로 지난해 1월 전망(2.6%)보다 크게 부진했고 6분기 연속 마이너스였던 건설투자는 -3.3%를 기록했다. 모두 2년 연속 하락이다. 민간소비는 1.9%로 6년 만에 가장 낮았고, 재정을 대거 푸는 바람에 정부소비만 6.5%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성장기여도를 보면 정부 부문 기여도가 1.5%포인트로 2009년(2.3%포인트) 이후 최대였고 민간 부문 기여도는 0.5%포인트에 그쳤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 지출을 늘려 민간경제를 활성화한다고 했으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며 “정부 재정확대로 성장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어 노동시장 개혁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소득지표인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전년 대비 0.4% 감소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0%)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다. 수출증가율도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 속에 1.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