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신공항(K2+대구국제공항) 이전지역 선정을 위한 작업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주민투표에서 공동후보지인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의 점수가 단독후보지인 ‘군위군 우보면’를 앞섰지만 군위군이 당초 국방부 등과 합의한 내용에 불복해 우보면을 단독후보지로 신청했기 때문이다.
22일 경북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실시한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주민투표에서 공동후보지에 대한 의성군민 투표율은 88.69%·찬성률은 90.36%였다. 단독후보지에 대한 군위군민 투표율은 80.61%·찬성률은 76.27%였다. 투표율과 찬성률을 50%씩 합산한 점수는 공동후보지가 89.52로 단독후보지 78.44보다 높았다. 앞서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는 후보지 2곳에 대한 주민투표 찬성률(50%)과 투표율(50%)을 합산해 점수가 높은 곳을 선정하기로 밝힌 바 있다.
문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후보지를 신공항부지로 신청하지 않을 경우 투표율·합산률 합산 점수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이다.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제8조 제2항)에는 주민투표 완료 후 이전 후보지 지방자치단체장이 투표결과를 충실히 반영해 국방부 장관에게 군 공항 이전 유치를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군위군은 22일 오전 2시 국방부에 전자결재로 우보만 통합신공항 이전지로 단독 유치 신청했다.
공동후보지인 군위 소보·의성 비안이 최종 이전지가 되려면 군위·의성 두 지자체가 함께 유치 신청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공동후보지에 대해 의성군이 유치 신청을 하더라도 군위군이 끝까지 거부하면 투표결과로 선정된 공동후보지는 자동으로 탈락하게 된다. 군위군은 유치신청 공문에서 “우보와 소보에 대한 군위군의 주민투표 결과 우보에 대한 군민의 선호도를 분명히 확인했다”며 “향후 원만한 사업추진을 위해 군민의 반대가 적은 우보가 이전지로 적합하다고 생각해 단독 유치 신청했고 공동후보지는 유치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영만 군위군수도 이날 “투표 결과에서 나타난 군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특별법에 근거해 우보로 유치 신청을 했다. 절차에 따라 신속히 최종 이전지가 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민투표에서 군위군민은 단독후보지와 공동후보지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용지 2장에, 의성군민은 공동후보지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용지 1장에 각각 기표했는데 군위군의 우보 찬성률이 76.27%인 반면 소보 찬성률은 25.79%에 불과했다.
이처럼 통합신공항 이전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군위군수의 단독후보지 신청은 합의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국방부 회의실에서 열린 대구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숙의형 주민의견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투표율50%+찬성률50%)에 대해 관련 지자체는 조건없이 승복한다고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 군수를 비롯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주수 의성군수 등이 참석해 서명했다.
한편 통합신공항은 11.7㎢ 땅에 활주로와 격납고 등을 갖추고 주변에 항공기 소음을 줄이는 완충 지역 3.6㎢를 두는 등 총 15.3㎢ 규모로 건설되는 사업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항 주변과 배후 약 430만㎡에 1조원을 들여 항공 클러스터도 만들어진다. /안동=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