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희생자·故문중원씨 유족 등 거리에서 보내는 설

고공농성 해고자 김용희씨

장애인활동가 故설요한씨 등

거리서 차례…“추석 집에서 보냈으면”

25일 서울 세종로 소공원 앞에서 故 문중원 열사,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 합동차례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25일 서울 세종로 소공원 앞에서 故 문중원 열사,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 합동차례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설날인 25일 서울 곳곳에서 세월호 희생자·故문종원 기수·장애활동가 故설요한씨 등을 기리는 유가족의 설 합동 차례가 열렸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 6번째 돌아오는 설 차례상이 차려졌다. 피자와 치킨 등 희생된 학생들이 좋아했을 법한 음식들과 사과·배·바나나와 약과 등 다양한 음식이 놓였다.


노란색 패딩을 입은 세월호 유족들과 4·16연대 활동가들 및 시민 40여명은 차례상 앞에서 묵념하고 참사 이후 여섯번째로 설을 맞는 소감을 밝혔다. 김광배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우리는 희생자 모두를 추모하는 마음에서 매년 이렇게 상차림을 준비한다”며 “이 행사는 진실을 밝히고 (희생자의) 명예를 찾아 주겠다는 약속”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소공원 앞에서는 고(故)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원회와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들의 합동 설 차례상이 차려졌다. 가까운 장소에서 농성을 벌여온 시민대책위원회와 노동자들은 이날 차례도 함께 지냈다.


위원회는 문씨가 작년 11월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마방(馬房·마구간) 운영 등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뒤 사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농성해 왔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한국도로공사에 직접 고용 등을 촉구하며 지난해부터 거리로 나와 몇 달째 투쟁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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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차례에 참석한 문씨의 형은 “동생과 같이 설을 보내지 못하고 이렇게 길에 나와 있는 게 너무 슬프다. 마사회가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6월부터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고공 농성 중인 삼성 해고자 김용희(61) 씨를 지지하는 시민단체 활동가와 시민 20여명도 김씨 농성장을 찾아 합동 차례를 지냈다. 이들은 김씨가 있는 25m 높이 교통 폐쇄회로(CC)TV 철탑 위로 음식을 올려보냈다.

김소연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운영위원장은 “(김씨와) 농성이 200일 넘기 전에 내려오자고 약속했는데 벌써 231일째가 됐다”며 “잘못된 세상을 꼭 고쳐서 추석은 꼭 집에서 보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서울역에서는 정부의 중증장애인 취업 지원 사업에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다 최근 숨진 고(故) 설요한 씨를 기리는 합동 차례가 열려 장애인단체 관계자와 시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뇌병변 중증장애인이었던 설씨는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급여가 삭감되는 등 극심한 실적 압박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앞에서는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농성해온 기아자동차 광주·소하·화성 공장 비정규직지회 현대그린푸드 식당 조합원 10여명이,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 앞 세종호텔노조 농성장에서도 노조원 강제 전보와 전 노조위원장 해고, 임금 삭감 등에 항의하는 노조원 10여명이 모여 합동 차례를 지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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