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최악의 경우 중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입국금지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세 번째 확진환자 발생에 따른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의사협회는 담화문을 통해 “최초 발병국인 중국의 전국적인 사태의 추이를 면밀하게 주의해 최악의 경우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위한 행정적 준비를 당부한다”며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외교부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면 중국 정부와도 상의해달라.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어 “최근 2∼3주 이내 중국 후베이성(우한시 포함)으로부터 입국한 입국자의 명단을 파악해 이들의 소재와 증상 발생 여부를 전수조사하고 추적·관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의협은 그러면서 “선별진료가 가능한 보건소는 이번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일반진료를 중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선별 진료와 대국민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각 지역 보건소와 의료기관이 ‘핫라인’을 통해 신속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연락처 공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의협은 “현재는 중국 관광객에 대한 입국 금지가 필요하지 않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중국의 환자 변화 추이를 시간 단위로 쪼개 관찰하고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중국 관광객에 대한 입국 금지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마스크 착용도 강조했다. 의협은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며 “일반 국민도 호흡기 증상이 있든 없든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하 담화문 전문>
국민 여러분,
풍요롭고 편안해야 할 설 연휴 기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한 여러 소식으로 인하여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계실 줄로 압니다.
저희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예의 주시하던 중 국내 확진환자 발생 이후 이와 관련한 대책 TF를 가동하였으며 설 연휴 기간 중 세번째 확진 환자의 발생에 따라 오늘 긴급하게 회의를 가졌습니다.
세번째 확진 환자의 발생은 우리 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하여 더 이상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조치에 돌입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였음을 의미합니다.
위험지역을 방문했고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감염증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국민 전체의 집중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먼저, 국민 여러분과 국내에 계신 중국 여행객들께 말씀드립니다.
중국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을 다녀오신 분들 중 발열과 호흡기증상이 있는 분들께서는 의원, 병원 등 의료기관에 내원하시기 전에 반드시 먼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를 통하여 증상을 상담하시고 지시에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본인은 물론, 주변의 가족과 이웃을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결정으로 박수를 받아야 마땅할 것입니다. 저희 의료계는 이 분들이 불이익이나 차별 없이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외출 시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외출 후에는 손 위생에도 각별하게 신경 써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노약자나 만성질환자들께서는 더욱 유념하여 주십시오.
국면 여러분께서는 주변의 가족이니 지인을 위한 문병이나 위문 역시 자제하여 주십시오. 질병으로 치료 중인 환자들이 위협에 노출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주셔야 합니다.
해외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위험지역의 발병상황을 시시각각 확인하시고 가급적 위험지역의 여행은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최근 고위험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는 분들께서는 비록 증상이 없더라도 현재 추정되는 최대 잠복기인 2주까지는 불필요한 외부활동을 자제하시고 만약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이 시작될 때에는 반드시 1339로 연락해주셔야 합니다.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 분들께도 당부 드립니다.
의료기관 앞에는 반드시 눈에 잘 띄도록 의심 증상이 있는 분들이 1339로 먼저 연락할 수 있도록 안내문을 부착하여 주십시오. 만약 1339 연락이 원활하지 않을 때에는 원내 전화번호나 관할 보건소 전화번호를 함께 표시하여 유선 연락이 먼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만약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의심환자가 의료기관으로 진입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KF94 마스크 착용 및 격리조치 후 1339로 즉시 신고하여 주십시오.
또 각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면회를 오지 않으시도록 면회 자제를 홍보하여 주시고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업데이트하여 28일 0시부로 시행될 사례정의 및 진료지침을 반드시 숙지하여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정부에게 권고합니다.
이제는 수동적인 대응이 아닌,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전 예방을 위하여 충분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과거 메르스 사태에 준하는 경각심을 가지고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초 발병국인 중국의 전국적인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주의하여 최악의 경우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위한 행정적 준비를 당부합니다.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외교부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면 중국 정부와도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준비하여 주십시오.
또, 최근 2-3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으로부터 입국한 입국자의 명단을 파악하여 정부 차원에서 소재와 증상 발생 여부 등의 전수조사 및 추적, 관리를 건의합니다.
또한 선별진료가 가능한 보건소는 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일반진료를 중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선별진료 및 이와 관련한 대국민 홍보와 안내에 주력하여 줄 것을 또한 권고합니다. 선별진료로 인한 보건소 직원들의 스트레스와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이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28일부로 예정된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 및 ITS(International TravelerInformation System,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의 환자의 입국정보 확인이 조기에 가능할 수 있도록 서둘러 주십시오. 내일 27일은 대체휴일이지만 정상진료를 하는 의료기관이 많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각 지역의 보건소와 의료기관이 핫라인을 통하여 신속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각 지자체 별로 핫라인과 담당자의 연락처를 명확하게 정리하여 의료계에 공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에서 의료계는 최전선에서 국민건강을 수호해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오히려 억울하게 피해를 입거나 보호를 받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현재에도 분명히 그러한 우려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희 의료계는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리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국민 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의료인에게 응원을 보내주시고 의료계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또한 정부 역시 의료계와 소통을 강화하시고 현실적인 보상과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의료계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아픔이 있는 곳, 건강에 대한 위협이 있는 곳에 언제나 의사들이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