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연초부터 ‘우한 폐렴’이라는 돌발 악재를 맞닥뜨리면서 성장률 목표 2.4%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설 연휴 마지막 날 예정에 없던 회의를 잇달아 긴급소집하면서 상황 점검에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한 폐렴 관련 긴급 간부 회의를 주재했다. 김용범 1차관, 구윤철 2차관 등이 회의에 참석해 방역 등을 위한 예산지원 방안과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기재부는 국내 방역 및 검역·치료 등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확보된 예산으로 신속 대응하고, 예산이 부족할 경우 예비비 편성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우한 폐렴의 실물경제 영향이 아직 가시화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국내 확산 상황 등에 따라 국내 경제에 부정적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관련 동향을 철저히 점검·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김 차관도 관계부처·기관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과 관광업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중국 춘절을 맞아 대규모 이동에 따른 추가 확산 우려가 있는 만큼 출입국 기록 공유 등 관계부처간 협조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행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 진행상황 및 국제금융시장의 반응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총재는 “우한 폐렴의 전개 상황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도 있는 만큼 경계감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한은은 회의 직후 낸 보도 참고자료에서 “설 연휴 기간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보건당국과 유기적 협조를 통해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28일 우한 폐렴 대응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세종=조지원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