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성장률 2%' 지키려다…적자 늪 빠진 통합재정수지

지난해 이·불용 예산 대폭 줄고

세수 결손 겹치며 4년만에 적자

관리수지 적자도 42.3조 웃돌듯

2915A06 중앙정부 예산 불용 규모



정부가 지난해 이월 및 불용 예산 규모를 한자릿수로 줄이며 가까스로 성장률 2.0%를 달성했지만 반대급부로 재정수지는 예상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지난 2015년 이후 4년 만에 적자가 확실시된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총지출 기준 2018년 14조6,000억원 등 지난 3년간 평균 이·불용 예산(일반·특별회계·기금)은 16조5,000억원 규모였으나 지난해에는 대폭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이·불용 규모를 크게 줄여 한자릿수까지 만든 만큼 재정수지는 예상보다 영향을 많이 받게 됐다”고 밝혔다.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는 “재정지출 효과 극대화를 위해 일반예비비와 목적예비비 모두 90% 이상 소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는 경기 대응을 위해 중앙재정의 경우 97% 이상,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은 각각 90%와 91.5% 이상 달성을 목표로 재정집행률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과거 중앙정부 예산 420조원 중 10조원대 중반 가량, 지방재정은 약 310조원의 예산 중 50조원이 제때 집행되지 못했던 만큼 기재부는 예산 집행이 부진한 부처를 대상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

관련기사



이처럼 재정지출을 가속화하고 불필요한 이·불용 축소에 사활을 걸면서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전기 대비로 지난해 3·4분기 0.2%포인트에서 4·4분기 1.0%포인트로 높아졌고, 4·4분기 1.2%(전기 대비)의 성장률을 올렸다. 그 덕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2.0%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정부 지출을 확대한데다 4년 만에 세수 결손까지 유력시되면서 나라 곳간 사정은 예상보다 나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적극적인 재정집행에 따라 재정수지는 정부 예상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계 총수입은 435조4,000억원, 총지출은 443조3,000억원으로 통합재정수지는 7조9,000억원 적자다. 국세수입도 전망치인 294조8,000억원에서 약 2조~3조원가량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여 당초 정부가 목표로 했던 통합재정수지 1조원 흑자 달성이 어렵게 됐다.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42조3,000억원보다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정부 지출 기여분을 늘려 성장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