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은 현재 무증상 전파 가능성에 2차 감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무증상 감염자도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과 독일에서는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는데도 감염되는 2차 감염자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2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체계적인 방역대책을 세워 물 샐 틈 없는 방비에 나서도 부족한 상황인데 우리는 정부 내 대책기구가 업무분장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면서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다음달 초가 되면 춘제(중국 설)를 고향에서 보낸 중국인 유학생과 간병인 등 약 10만명이 한국으로 돌아온다. 전국 초중고교는 이번주부터 줄줄이 개학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한 곳에서라도 방역망을 뚫고 감염환자가 발생하고 확산된다면 감당할 수 있겠는가.
사스와 메르스 등 엄청난 속도로 퍼지는 감염병을 거치고 나면 우리 정부는 어김없이 방역체계를 다시 점검해 완벽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를 보면 그때 한 다짐은 모두 말뿐이었다. 정부는 위기대응 매뉴얼부터 만들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방역체계의 전권은 질본에 주고 청와대·국무총리실·복지부 등 정부는 수습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