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혼다 모터사이클은 2019년에 3만545대가 팔렸습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등 판매 모델은 PCX로 무려 1만6,306대나 됩니다. 그 뒤를 잇는 기종은 우리 모두의 든든한 귀요미 슈퍼커브(4,470대). 저는 언더본에는 큰 흥미가 없었는데, 주택가든 핫플레이스든 어딜 가나 예쁘게 공들여 꾸민 슈퍼커브가 눈에 띄어서 점점 신경이 쓰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업계에 물어물어 알아본 바에 따르면 할리데이비슨은 2,000대 정도 판매했습니다. 특히 ‘로드글라이드 스페셜’과 ‘브레이크아웃’은 물량이 모자라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BMW모토라드는 2018년과 비슷한 판매 실적(총 2,107대)을 올렸습니다. 최다 판매 모델 1, 2위는 R1250 GS 어드벤처(295대), R1250 RT(278대)입니다. 두 1250 모델이 쌍끌이를 했네요.
가와사키는 2019년에 드디어 1,000대를 넘어섰습니다. 닌자 400(360대), Z1000SX(120대)가 판매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워낙 작은 시장에서 그래도 꾸준히 숫자가 늘고 있어 반갑습니다.
트라이엄프는 국내 론칭 자체가 얼마 되지 않아 2019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영국 본사가 기대했던 이상으로 실적을 올렸다고 합니다. 역시 스트리트트윈, T120 시리즈가 일등공신이었구요. 트라이엄프 브랜드 자체의 힘과 트라이엄프코리아의 가열찬 마케팅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 같습니다.
두카티는 올해 약 470대, KTM은 총 343대씩 판매했습니다. 2019년 두카티의 최고 판매 기종은 스크램블러 800시리즈(약 100대), 두 번째는 파니갈레 V4 시리즈(80대), 세 번째는 몬스터 821 시리즈(70대)입니다. 스크램블러는 확실히 도로에서 눈에 자주 띄었죠. 두카티 역시 초심자들을 위한 DRE(두카티 라이딩 익스피리언스) 교육, 엔듀로 교육 등의 프로그램과 트랙데이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라이더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파니갈레나 몬스터는 언젠가 제가 실력과 마음의 준비가 되면 꼭 타보고 싶은데 언제 그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눈물).
KTM의 인기 모델은 온로드 바이크 중에서는 단연 390 듀크(54대), 오프로드 중에선 300 EXC TPI(54대)가 꼽혔습니다. 390 듀크 오너로서 왠지 으쓱으쓱하네요. 모든 바이크가 각자의 매력이 있겠지만 390 듀크는 정말 언제나 매우 강력 추천입니다.
2019년에 처음으로 국내 정식 진출한 로얄엔필드는 첫 해 치고 상당히 실적이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쉽게도 구체적인 숫자는 비공개입니다. 태국에서 타봤던 로얄엔필드 인터셉터·컨티넨탈GT 650(시승기 클릭)은 성능도 가격도 참 훌륭했어서 앞으로도 국내 시장에서 빠른 성장이 기대됩니다.
그리고 국내 브랜드인 대림과 KR은 각각 2만대, 6,000대 가량 판매됐습니다. 전년 대비 정체 또는 축소된 숫자입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수입사들보다 많이 판매되고는 있지만 뿌리가 조금씩 뽑히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 사이에 중국 브랜드인 하우주는 계속 약진하고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에 OEM으로 공급하는 물량을 제외하고도 2018년 약 5,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에는 6,000대까지 늘어났습니다. USR125, 99㏄ 스쿠터인 ‘조이스타’가 가장 인기 모델입니다. 내년에는 쿼터급인 DR300 등의 국내 출시도 앞두고 있어 시장 판도가 얼마나 더 바뀔지 주목됩니다.
올해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약진이 기대되는 가운데, 조금 우려되는 부분은 올해부터 국내 적용되는 배기가스 규제, 유로5입니다. 유럽도 올해는 사실상 유예기간인데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유로5를 도입하려다 보니 정작 유로5 기준에 부합하는 바이크가 몇 없어 수입사들이 골치를 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덧붙여 전기스쿠터 모델 수와 유통망,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지급되는 보조금은 한정돼 있어 이쪽 시장이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시장 성장에 맞춰 전기이륜차 보조금도 늘고, 그 덕에 바이크 시장도 좀더 활기가 돌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