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우리는 ‘위대한 미국의 귀환’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밤 나는 그 믿을 수 없는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이렇게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의 국정 성과를 나열하며 경제·외교·무역 분야 등의 치적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쇠퇴는 이제 끝났다”면서 “일자리와 소득은 모두 오르고 빈곤과 범죄율은 떨어지고 있다. 미국은 번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상 최저 수준의 실업률, 대대적인 감세, 뉴욕증시 강세 등도 언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서명한 1단계 미중 무역합의와 관련해 “얼마 전 우리는 중국과 신기원을 이룬 새 무역합의에 서명했다”며 “우리 노동자를 보호하며 수십억달러를 국고로 들어오게 하고 미국산 생산품을 수출할 방대한 시장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는 새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체결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나는 이 재앙적인 나프타를 대체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별도의 설명자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무역 분야의 성과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주군 창설, 반이민정책의 성과 등도 내세웠다. 또 “마침내 동맹국들이 공평한 몫을 지불하도록 돕고 있다”며 방위비와 관련해 공평한 부담 분담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사회주의 국가들을 비판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대립 중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연설장에 왔다고 ‘깜짝 소개’한 뒤 “베네수엘라의 진실하고 합법적인 대통령”이라고 언급했다.
연설 이튿날로 예정된 자신에 대한 상원의 탄핵 찬반표결에서 부결이 유력시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탄핵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치적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을 이뤄내고 재선에 성공하겠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전날 민주당의 아이오와주 대선후보 경선 결과 발표가 연기된 것을 두고 ‘완전한 재앙’이라고 조롱하며 “지난밤 큰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은 바로 ‘트럼프’”라고 했다.
이날 국정연설 동안 공화당 의원들은 수시로 일제히 기립해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으나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는 냉담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연설원고를 찢어 책상에 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