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에서 ‘헌병(憲兵)’이라는 명칭이 72년 만에 사라졌다.
국방부는 5일 “헌병을 군사경찰(Military Police)로 개칭하는 내용의 군사법원법 개정법률이 어제 관보에 고시됐다”면서 “오늘부터 헌병이라는 명칭 대신 군사경찰로 부른다”고 밝혔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헌병 표지를 군사경찰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육군 군사경찰 마크도 기존 ‘육모방망이’를 빼고 권총 두 자루와 칼 형상의 새로운 마크로 교체했다. 새 마크의 권총은 전투지원 기능을 상징하고 칼은 전투 기능을 의미한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헌병이라는 명칭은 우리보다 앞서 1870년대부터 일본이 사용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현재도 남아 있다”면서 “헌병이란 의미가 법 집행, 즉 수사에만 한정돼 있어 현재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병과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했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헌병의 연혁자료를 보면 1947년 3월 군감대가 설치됐고 이듬해 3월11일 조선경비대 군기사령부가 창설됐다. 1948년 12월15일 군기병을 헌병으로 개칭하고 헌병 병과가 창설됐다.
다만 일부 예비역은 병과 명칭 변경에 반대하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고종황제 때 비록 일본식 모델인 헌병을 토대로 헌병사령부를 설치했으나 1907년 일제에 의해 대한제국 군대가 강제해산될 때 헌병도 폐지됐다”며 “1949년 7월 ‘헌병령’이 공포됐으며 해방 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일본을 모델로 했던 대한제국의 헌병에서 벗어나 미국식의 헌병으로 거듭났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