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핀테크 테스트베드' 퍼스트랩 앞세워 금융혁신 이끈다

[데이터금융이 미래다]<6·끝>핀테크·중기와 상생하는 IBK기업은행

사업화 속전속결...출범 5개월만에 첫 서비스 앞둬

향후 3년간 핀테크에 500억 투자·여신 3조 공급도

'중기 맞춤형 금융지원' IBK박스,가입자 3만명 돌파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관 지하 1층에 마련된 ‘퍼스트랩’ 입주기업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달 중 IBK기업은행과의 협업으로 개발된 ‘퍼스트랩표’ 1호 혁신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서비스 테스트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서다. 퍼스트랩이 출범한 지 단 5개월 만의 성과다.

기업은행의 주요 디지털 전략은 ‘상생’이다. 혁신 아이디어를 가진 핀테크와 경쟁하기보다 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개인과 기업고객 중심의 혁신을 이끌어간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기은의 핀테크랩인 퍼스트랩도 이 같은 취지에서 탄생했다. 퍼스트랩은 핀테크의 아이디어와 서비스에 대해 신속하게 사업화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혁신 테스트베드다. 핀테크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유관부서 실무자가 핀테크와 긴밀하게 협업해 사업화를 추진하는 식이다. 기존 ‘IBK창공’이 창업기업 육성을 목표로 했다면 퍼스트랩은 철저히 아이디어 사업화 중심으로 운영된다.

현재 퍼스트랩에 참여하는 핀테크는 총 16곳이다. 사업 분야도 환전부터 부동산 시세까지 다양하다. 탱커펀드(인공지능 부동산시세 산정), 인포소닉(음파 이용 간편송금·인증), KT×벨소프트(KT기가체인 기반 무인예약 환전 서비스) 등이 퍼스트랩 공간에 입주해 있다. 기은은 필요에 따라 수시로 핀테크 기업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다. 기은 관계자는 “외부 역량을 활용하는 한편 상품·서비스·업무 프로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속한 변화를 도모하고 혁신을 앞당길 것”이라며 “혁신성과 신속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퍼스트랩을 통해 혁신의 동력을 얻고 금융혁신을 리드하는 은행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은은 퍼스트랩 운영 외에 핀테크에 대한 금융지원도 추진한다.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핀테크에 총 500억원을 직간접으로 투자한다. 여신 3조원도 공급하고 금리감면 혜택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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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은은 지난해 11월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지정대리인 제도를 통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핀테크에 혁신 서비스를 내놓을 기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지정대리인은 금융사가 핀테크에 예금·대출심사 등 금융사 고유의 업무를 위탁하고 핀테크가 혁신금융 서비스를 출시해 최대 2년 동안 시범 운영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기은은 지난해 초 금융위원회로부터 2차 지정대리인으로 지정된 피노텍 등과 협업했다. 피노텍과 선보인 대환대출 플랫폼 ‘타행 대출 자동상환 프로세스’을 이용하면 기존 은행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다른 은행에서 새로운 대출을 받을 때 기존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피노텍 플랫폼에서 각 은행 간 대출·상환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8월 출시한 IBK박스를 통해서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모색하고 있다. 박스는 ‘기업 경영지원 전문가(Business Operation eXpert)’라는 의미로, 중소기업을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맞춤 추천 △비대면 대출 지원 △생산자 네트워크 지원 △기업 부동산 매매 중개 △일자리 매칭 등 총 12개 분야에서 금융·비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스 플랫폼은 사용 수수료가 없으며 참여 제휴사도 입점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기업은행과 거래하지 않는 중소기업도 박스 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 힘입어 박스 이용도도 증가하고 있다. 박스 가입자 수는 지난 2일 기준 3만1,168명에 달한다. 서비스를 선보인 지 6개월 만의 성과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플랫폼 중 이용자 수가 가장 많다.

자체 모바일 앱인 ‘아이원뱅크’도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해 개인고객 대상 비대면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5월 선보인 아이원뱅크 2.0은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6자리 비밀번호 기반의 모바일인증서를 도입한 것이 눈에 띈다. 모바일인증서만 있으면 아이원뱅크 앱에서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편의성을 높였다. 총 7단계를 거쳐야 했던 이체거래도 4단계로 줄였고 이체한도도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나 보안카드 없이 일일 최대 5,000만원까지 가능하게 했다.

특히 지난달 취임한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혁신금융’을 강조한 만큼 기은은 올해부터 혁신금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윤 행장은 취임식에서 “IBK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어가겠다. ‘혁신금융’과 ‘바른 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하며 혁신적 변화를 통한 다양한 금융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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