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는 꼭 한국 자동차, 스마트폰을 사겠다.” 지난달 말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몸살을 앓는 중국에 의료용품과 구호 성금을 보내겠다고 발표하자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외국 기업들이 거액을 선뜻 기부하기는 쉽지 않은 일” “어려울 때 도움받은 것을 잊지 말자” 등 해당 기업들에 대한 감사의 게시글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중국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한국 기업을 홍보해 준 셈이다.
이번 사례에서도 보듯, 오늘날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여긴다. 리서치업체 ‘콘 커뮤니케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84%는 사회적 책임 의식이 있는 제품을 찾고 있으며, 90%는 기만적인 행위를 하는 기업에 대해 보이콧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된 밀레니얼 세대에 있어 소비행위는 단순한 필요를 채우는 것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신간 ‘위코노미’는 기업이 이익과 함께 사회적 대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책이다. ‘위코노미’라는 단어는 우리(We)와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경제·사회 복지·환경은 서로 연결돼 있으며 사회적 대의를 추구해야 사업에 성공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민간기업, 자선단체, 사회적 기업에서 경력을 쌓아온 세 명의 저자는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위코노미 시대에 성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책은 이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대의를 추구한 위코노미의 다양한 선례를 소개한다. 미국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사회 이슈를 다룬 ‘오프라 윈프리’ 쇼로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세계적으로 더욱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방송업, 외식업 등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선순환을 이뤄낸 대표적 인물이다. 아쉬피 고고 스프록실 최고경영자(CEO)도 개발도상국에 가짜 약품을 판별하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동시에 광범위한 고객들에 대한 빅데이터를 얻어 데이터 분석으로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저자들은 위코노미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이익 추구를 넘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로 기업의 목적이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기업 내부적으로는 사회적 이슈를 학습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재에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을 이어가도록 조언한다. 나아가 기업이 추구하는 대의에 주변 네트워크를 동참시키고, 골수 팬 확보에 힘을 쏟아 궁극적으로 돈을 들이지 않고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고안하라고 말한다.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