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의 복수 시작되나…'탄핵 증인들' 줄줄이 해고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과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유럽담당 국장이었던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과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대사를 해임했다.

이와 관련해 빈드먼 중령의 변호사 데이비드 프레스먼은 “빈드먼 중령은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물러나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그는 백악관에서 국가와 대통령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프레스먼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복수를 하기로 결심했다”며 “빈드먼 중령이 왜 쫓겨나는지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연합뉴스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연합뉴스


미국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NSC 변호사로 근무했던 빈드먼 중령의 쌍둥이 형제인 예브게니 중령도 동시에 해고됐다.

손들랜드 대사는 “오늘 대통령이 날 즉각 소환할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며 이 같은 결과를 예측한 듯 전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이런 해임조치가 부당한 보복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론 와이든(민주)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두 사람을 해고한 것은 진실을 말한 것에 대한 옹졸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빈드먼 중령이 자리에서 물러나길 원하느냐’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고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보복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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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내가 그와 일하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EPA=연합뉴스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EPA=연합뉴스


앞서 빈드먼 중령과 손들랜드 대사는 지난해 10~11월 미 하원 탄핵조사 공개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한 증언을 했다.

우크라이나 이민자인 빈드먼 중령은 작년 7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 이뤄진 ‘청탁 전화’ 당시 배석해 들은 인물이다. 그는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에 대한 수사를 종용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빈드먼 중령은 지난해 7월25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화통화를 함께 직접 들은 인물이다. 당시 청문회에서 그는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에 미국 시민과 정치적 라이벌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또한 오레곤주(州)의 호텔 사업가인 선들랜드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에게 거액을 후원했고 2018년 7월 EU 주재 대사로 임명됐다. 그는 봉직 기회를 준 트럼프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지원해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감사를 표했다.

선들랜드 대사는 작년 11월 하원 탄핵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든 부자 수사 요구와 군사 원조 사이에 ‘대가성’ 관계가 성립된다고 증언했다.


정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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