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와 관련, “향후 경기에 어느 정도의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9일 내놓은 ‘KDI 경제동향’(2월호)을 통해 “신종코로나 전개 방향이 불확실해 거시경제적 영향을 현시점에서 정량적으로 추정하긴 어렵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그러면서 KDI는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지난 1월에 ‘경기 부진 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달에는 “경기 부진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이어 지난해 12월에 반도체·자동차·기계장비 등에 힘입은 광공업생산 증가 전환, 반도체·기계장비 주도로 제조업 출하 증가, 제조업 재고율 하락과 평균가동률상승, 소매판매 증가세 확대, 설비투자 증가 전환, 일평균 수출 증가 전환(1월) 등이 나타났다고 상황을 짚었다.
KDI는 하지만 “경기 부진이 완화됐으나, 신종코로나 확산이 향후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면서 “신종코로나에 대한 우려가 주로 금융지표에 반영된 가운데 관광과 관련된 일부 업종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선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KDI는 “2월 이후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의 외부활동 위축이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내 광공업생산도 일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앞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인 2015년 6~8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5.5%(월평균 46만4,000명) 감소했고, 서비스업 생산은 연평균 대비 0.8%포인트 떨어졌다.
KDI는 이와 함께 신종코로나 확산이 소비 개선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KDI는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00.5에서 104.2로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소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관광 관련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 활동 위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KDI에 따르면 메르스가 유행했던 2015년 6~8월에도 면세점,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소비가 위축됐다.
이어 수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KDI는 “신종코로나에 따른 대외 수요 위축이 수출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중국 경제성장률이 대폭 하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생산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성장률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KDI는 “글로벌 경기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돼 글로벌 경제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