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메르켈 후계 구상 실패...독일 정국 '시계제로'

크람프 카렌바우어 CDU 대표, 총리 후보 불출마·당 대표 사퇴 선언

튀링겐주 총리 선거서 CDU-AfD 연합으로 우파 후보 당선된데 책임

당대표 낙마한 메르츠 등 차기 총리 후보로 물망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기독민주연합(CDU) 지도부 회의에서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CDU 대표를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기독민주연합(CDU) 지도부 회의에서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CDU 대표를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계 구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독일 정가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강력한 지지로 지난 2018년 말 당 대표에 오르며 후계자로 꼽혀온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독민주연합(CDU) 대표가 10일(현지시간) 차기 총리후보 불출마는 물론 당 대표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5일 실시된 튀링겐주 총리 선거에서 CDU가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과 손잡고 자유민주당(FDP) 소속 중도 우파 후보인 토마스 켐메리히를 당선시킨 것으로 드러나 지도력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독일 기성정당들은 AfD를 사실상 신(新)나치로 규정하고 AfD와의 정치적 협력을 금기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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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메르켈 총리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서자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튀링겐주 선거의 재실시를 요구했다. 하지만 튀링겐주의 CDU가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켐메리히 재선출에 무게를 두면서 그의 지도력은 더욱 상처를 받았다.

‘포스트 메르켈’로 꼽히던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의 이날 사퇴 발표로 향후 독일 정국은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 차기 총리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2018년 12월 당 대표 선거에서 크람프카렌바우어에게 패배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인 아르민 라셰트,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 마르쿠스 죄더 기사당 대표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튀링겐주 사태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은 메르켈 총리에게도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안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이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게 됐지만 이번 사태로 EU에서 메르켈 총리의 영향력이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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