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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이하늬의 '기생충' 4관왕 축하, 비난받아야 하는 일일까

이하늬가 ‘기생충’ 배우들과 축하 파티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사진=이하늬 인스타그램이하늬가 ‘기생충’ 배우들과 축하 파티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사진=이하늬 인스타그램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기록하며 한국 영화계 새 역사를 썼다. 온 국민이 함께 기뻐했고, 동료 배우인 이하늬 또한 SNS를 통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네티즌들은 이하늬가 올린 사진에 비난을 퍼부었고, 결국 이하늬는 사과글까지 올렸다. 이하늬의 축하는 네티즌들에게 비난받아야 하는 일이었을까.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각본상을 비롯해 국제 장편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101년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일어난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이날 밤 수상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기생충’ 배우들과 감독 및 제작사, 배급사 관계자 등이 축하 파티를 열었다. 이하늬도 공효진과 함께 이 파티에 참석해 동료 배우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배우로서 기쁨을 함께 나눴다. 특히 두 사람은 ‘기생충’에 출연한 이선균과 10년 전 드라마 ‘파스타’로 인연이 있고, 공효진은 이정은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인연이 깊다.

왼쪽부터 공효진, 이선균, 이하늬, 박명훈 / 사진=공효진 인스타그램왼쪽부터 공효진, 이선균, 이하늬, 박명훈 / 사진=공효진 인스타그램


동료들의 수상이 진심으로 기뻤던 이하늬는 이후 SNS에 여러 장의 파티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내 생전 오스카 작품상, 감독상 4관왕을 보게 되다니, LA에서 함께 응원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한국 영화, 충무로 만세”라며 트로피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LA에서 축하할 수 있어서 기쁘다. 너무 자랑스럽다. 이 순간을 축하하고 즐긴다. 아니 누가 보면 내가 상 탄 줄, 근데 정말 그만큼 기쁘네요! 오늘 잠은 다 잤다”며 봉 감독 및 배우들과 행복한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공효진 또한 자신의 SNS에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하며 기뻐했다.

여느 네티즌들이 ‘기생충’의 수상을 기뻐하듯이, 동료 배우들이 내 일인 것처럼 좋아하듯이 그런 축하였다. 그러나 이내 일부 네티즌들은 이하늬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이하늬는 ‘기생충’에 출연하지도 않았는데 왜 축하 파티에 참석했느냐”, “왜 트로피를 들고 사진을 찍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기생충’에 숟가락 얹는 거냐”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이어졌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이하늬는 해당 게시글과 사진들을 모두 삭제했다. 그리고 “선배, 동료분들을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에 올린 피드에 마음 불편하시거나 언짢으신 분 들이 계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글을 게재했다. “개인의 감격을 고국에 있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다”는 반성까지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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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늬가 아카데미 트로피를 들고 봉준호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하늬 인스타그램이하늬가 아카데미 트로피를 들고 봉준호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하늬 인스타그램


그럼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네티즌들의 갑론을박까지 이어졌다. 이에 ‘기생충’ 관계자의 인터뷰까지 보도됐다. 오히려 관계자는 “이하늬와 공효진은 우리가 초대했다”면서 두 사람의 파티 참석에 대해 이유를 묻는 것에 대해 “자연스러운 일이었는데 왜 그러지 싶다”고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기생충’ 출연 배우가 아닌 이하늬와 공효진이 축하 파티에 참석한 것에 대해 궁금해할 수는 있다. 어떤 인연으로 생각지도 못한 배우들이 함께 기쁨을 나눴을까 호기심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의문을 갖는 것과 비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관계자에 따르면 마침 LA에 일정이 있던 두 사람은 초청을 받고 동료들을 위해 축하 파티에 참석했고 타국에서 만나 서로 더 반가워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관계자는 “그 자리에서 다들 트로피를 만져보고 사진 찍고 기뻐하는 분위기였다”며 그날의 분위기도 설명했다. 이하늬가 트로피를 들고 사진을 찍는 것도 전혀 이상하거나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는 반증이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은 실로 대단한 일이었다. 포털 사이트에는 연일 봉준호 감독 및 ‘기생충’과 관련한 검색어가 오르내리고, 신문의 1면을 장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언급하고, 박서준, 방탄소년단 뷔 등 연예인들도 SNS로 축하를 전했다. 이하늬의 축하는 그들의 축하와 다른 의미일까.

출연 배우이든 아니든, 축하 파티에 초청받은 사람이든 아니든 다 같이 기쁨을 만끽해야 할 때다. 엉뚱한 논란으로 영광을 가리는 것보다, 새 역사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 ‘기생충’의 수상이 더 빛나게 하는 일일 것이다.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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